식물의 탄생

 내가 태어나고

 눈이 내렸다

 재를 털어서

 눈에 보탰다

 택배가 잘못 와서

 어두운 데 보냈다

 영화를 보러 갔다

 영사기에 탄생이 돌았다

 빈 곳에서 추운 데로 밀려나고

 누가 그에게 물을 끼얹고

 예전에 자기였던 것을* 마시는

 덩어리

 메시아는 구유에 뉘어질 때부터 자기가 잘못 배달됐다는 걸 알았다

 모든 피동의 역사를 이해하고 사명을 느꼈다

 나는 찬란한 엉뚱함을 아직 모른다

 얼어붙은 바다에 해가 스며들고

 내 탄생은 거기서 움직이지 않았다고

 눈이 그쳐 시네마에서 밀려 나오면서

 내 이름에 심어진 씨앗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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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이루고 있는 물은 한때 나일강에 내리던 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