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대로 하소서

독일에서 사유 중입니다.

by 소시지

겨울이 시작되면서 해가 사라졌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공간에서 나는 가끔 마음의 길을 잃는다.

그럼 우울함이 찾아온다.

꼼짝없이 몽롱한 기분을 며칠 느끼다 보면, 회색하늘의 기본값이 다시 재 세팅이 된다.

한국과의 시간차이가 7시간에서 8시간으로 바뀐다.

어둠으로 들어가는 겨울이 시작된다.


이럴 때는 몸을 의식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날씨에 짓눌려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걷어내고 무조건 밖으로 나간다.


얼마 전, 조깅을 하다 우연히 아주 오랜만에 박보검의

칸타빌레에 나온 팀의 노래를 듣게 되었다.


" 사랑합니다 "


나의 젊음을 함께했던 가수 중 한 명이었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그의 느낌과 달라진 창법과 태도가 나를 흠칫하게 만들었다.


그의 공백기를 기사로 따라가 보았다.

점점 식어가는 대중의 반응에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의 우울증..

그리고 극복, 결혼, 출산까지, ,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인과 그리고 하나님이 있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


어떤 종교든,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나는 엄마를 따라 성당을 종종 다녔던 사람이지만, 종교인은 아니다.


나에게 믿음은 여전히 어려운 이슈이다.


유럽에서 살고, 여행을 하다 보면 종교적인 예술작품을 정말 많이 경험하게 된다.

유럽 역사의 중심이 종교이다 보니, 유럽의 어느 나라에나 있는

유명한 성당들과 그림들을 자연스레 보게 된다.


그중 최고는 단연 가우디의 파밀리아 성당이나,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인데,

이런 작품들을 볼 때마다 인간에게 주는 종교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카잔차키스의 작품 중 '최후의 유혹'이라는 책이 있다.


예수를 신이자 동시에 인간으로서 고뇌하는 존재로 묘사한다.

그리고 신이 자신에게 주는듯한 사명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한다.

그리고 그가 느끼는 인간적인 두려움은 카단차키스의 문장하나하나로 내 맘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것은 내 마음과 공명을 일으켜

십자가에 박혀있는 예수가 아닌 인간에 대한 안쓰러움과 슬픔마음으로 벅차게 한다.


문학의 힘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혀 있을 때, 마지막 순간에 보는 그의 환상. 십자가에서 내려와 인간으로서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늙어가는

지극히도 평범하고 행복한 삶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악마가 보여주는 최후의 유혹이었다.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소박하지만 그가 꿈꾸었던 그 환상이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극복해야 할 감정적인 번뇌였다.


인간으로서의 한계·고통·유혹을 진심으로 겪고 이겨낸 후,

자유의지로 선택한 "타인을 위한 사랑과 희생"이었다.


즉 의식의 혁명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도 예수의 삶 이후로

인류의 시간은 BC (Before Christ)와 AD (Anno Domini, 주님의 해)로 나뉜다.
이건 단지 연대 표기법이 아니라 인간이

“자기중심의 시대”에서 “타인을 위한 시대”로 넘어간

상징적인 경계라고 알고 있다.


신은 그리고 신에 대한 믿음은

두려움 속에 떨고 있는 인간이라는 나약한 존재를 일으켜 혁명을 만든다.


데이비드 R. 호킨스(David R. Hawkins) 박사의 Power vs. Force 한글제목

'의식혁명'이라는 책에서는

인간의 의식을 0~1000까지의 에너지 수준(진동수)으로 측정 가능한 “지도” 형태로 제시했다.


의식 수준 | 감정 상태 | 삶의 초점

-----------|-------------|------------

20 | 수치(Shame) | 절망

50 | 무기력(Apathy) | 피해자 의식

100 | 두려움(Fear) | 위험 회피

175 | 자만(Pride) | 분리

200 | 용기(Courage) | 긍정적 전환점

310 | 중립(Neutrality) | 유연성

400 | 이성(Reason) | 이해와 지식

500 | 사랑(Love) | 헌신

600 | 평화(Peace) | 존재 자체

700~1000 | 깨달음(Enlightenment) | 일체의식


**200(용기)**가 전환점이 되며, 아래는 “힘(Force)”의 영역, 위는 “파워(Power)”의 영역이다.


즉 진정한 힘은 외부를 통제하려는 의지가 아니라,

내면의 진실과 사랑, 그리고 의식의 확장에서 온다.

호킨스도 “Power”는 바로 ‘나 아닌 타인을 위한 의식'에서 나온다고 하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인류의 의식 수준은 아직 200 정도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예수의 의식 수준은 1000,

부처는 700~1000

그리고 마더테레사는 500~600이었다.


나는 이제 아주 조금 내 목소리를 낼 용기를 내었을 뿐이다.

그저 200 의식 수준의 평범한 인간이 아니겠는가.



'신의 뜻대로 하소서'



나의 에고를 다 내려놓고 나의 모든 몸과 마음을 오롯이 신에게 맡긴다는

지극히도 낮고 험블 한 (humble)한 마음을 담은 기도..


그토록 오랜 시간 겪어왔던 수치와 절망, 피해자 의식에서 이제 막 벗어난 나는,

감히 기도를 할 수 없다.

회색의 독일하늘과 단품이 보이는 내 작은 방에서

그저 내 의식의 진화를 조금씩 바라 볼뿐이다.


제 방입니다.



그는 강렬한 냄새를 깊이 들이마시고는 정신을 차려 심호흡을 하며

하늘을 우러러보고, 가슴이 찢어지는 소리를 질렀다.

<레마 사박타니!>


그러더니 기운이 빠져 그는 머리를 떨구었다.

(중략)


그렇다. 그는 겁쟁이 도망자, 배반자가 아니었다. 그렇다.

그는 십자가에 못 박혔다.

그는 최후까지 명예롭게 지켜야 할 자리를 지켰으며 , 약속을 지켰다.


(중략 )

- 최후의 유혹 하권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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