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겐 다정하게, 타인에겐

그러니까 왜 좋은 사람이 되어야했냐고.

by Noname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실제로 좋은 사람이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다.

사람들은 으레 '넌 이미 좋은 사람이야.'라고 했지만 결코 그 기준은 도달할 수 없었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기준을 세운건 나이고,

좋은 사람이 되어야했던 이유는 그저 엄마에게 난 이기적인 아이가 아니라고 보여주고 싶었던 거니까.


어릴땐 이기적이고 못된 아이라는 말을 들었다.

지밖에 모른다고. 어떻게 지만 위해주냐고.

너무 쌀쌀맞다고. 냉정하고 못 됐다고.


그 반동으로 증명해보이고 싶은 욕심에 점점 어느 순간부터 내 본 모습을 꽁꽁숨기고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모습을 숨기고,


사람들은 대체로 내가 수더분하고, 성격이 좋은 사람인 줄 알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체로 사람들은 어떤 선을 넘었다.


그러다보니 본래 성격이 좋지 못한 내가 그 사람들을 내 곁에 남겨 뒀을리가 없다.

어쩌

아니 사실은 어쩌면 좋은 사람이기 위해서 수년간을 참다가 결국 하나둘씩 터져버리고 끊겨버린 걸지도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들어야했던 이유는

내 자신이 못된 사람이라는 걸 너무도 명백히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까지 대해줬는데 내게 왜 저런 식으로 구는지 모르겠던 이유는

내가 그들의 평가를 필요로 했고, 그 한계치를 당연히 시험 당하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못된 사람에게 사람들은 조심한다.

굳이 다가갈 엄두를 내지 않는 것이다.


누구누구는 좋은 분인거 같아요.


라는 말부터 그니까 그게 누구한테 좋은 건지 생각해보면

외부에서 대하기 편하고, 뭐든 들어줄 것 같은 넉넉하고 자애로운 그런 느낌이려나.


그러니 타인으로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 착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으려 했다는 자체가

스스로에게는 어쩌면 가혹할 정도로 못된 인간이 되어버리는 건지도 모른다.


타인에게 못된 정도와

스스로에게 못된 정도를 택하자니


스스로에게 최대한 다정하되

타인에게는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듣지 않을 정도의 친절함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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