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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나무 Jun 28. 2022

근육이 지방을 당겨준다고?

- 운동 시즌2 : 이두박근과 삼두박근 펌핑 중

거울에 옆모습이 비치도록 위치를 잡았다. 몸을 바르게 세운 자세에서 상체만 살짝 앞으로 굽혀준다. 이제는 어깨와 허리에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처음엔 어깨에 힘을 빼려 일부로 어깨를 아래로 쭉 내려보기도 했었다. 그럼 금세 봉긋 어깨가 솟아 올라오는 게 보였다. 이미 긴장한 근육이 과도하게 발달해 있다고 했다. 긴장한 어깨가 내 기본자세가 되어 있었다. 그런가? 운동하면서 거울 앞에 설 때마다 어깨를 쭉 내려봤다. 그럼 다시 위로 쑥. 그랬던 것이 어느새 많이 내려가 있다. 힘줘 내리려 해 봐야 내려가는 게 없다. 그동안 왜 이렇게 어깨가 아픈가 했었는데 이거 때문이었나? 허리도 힘을 너무 주어서 과신장 되어 있다고 했다. 과신장이요? 앞으로 허리를 내밀어 골반이 뒤로 누워 있는 것을 과신장이라고 한댔다. 허리가 쏙 들어가 보이지만 계속 그런 자세로 살면 아파올 꺼라 했다. 거울로 옆모습을 보니 허리를 너무 내밀고 있었다. 골반을 똑바로 세우는 느낌을 알려줬다. 허리를 뒤로 당겨오면 어깨가 구부러지면서 자세가 꾸불렁 되어 이상해 졌는데 골반을 세운다는 느낌으로 서니 몸 전체가 단단하게 서 있어 졌다.

오랜만에 거울에 옆모습이 비치도록 자세를 잡았다. 이제 내 어깨 너비만 한 바를 당겨 팔 운동을 할 것이다. 바로 서서 손을 머리 위로 뻗어 양손을 내쪽으로 향하게 해서 바의 맨 끝을 잡는다. 허리는 약간만 숙인다. 팔은 내 몸 선의 뒤로 45도만큼 접힐 만큼까지 당긴다. 그때 바는 내 바스트 포인트까지 닿을 듯하게 온다. 당길 때와 원래 위치로 갈 때 속도를 비슷하게 유지해야 운동효과가 좋다.

코치가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을 알려준다. 알통이 두 개의 근육으로 갈라져 있어 이두박근이고 바깥쪽은 삼각형 모양으로 근육이 있다. 힘을 주면 근육 형태가 드러나는데 내 경우는 근육이 작기도 하고 지방이 많기도 해서 근육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근육운동을 하면 여자들은 남자들처럼 지방을 뚫고 나올 만큼 근육이 커지지는 않지만 커진 근육이 주변 지방을 잡아당겨 준다고 한다. 그래서 팔에 근육이 드러난다고.

무게는 어때요?

조금 더 올려도 될 것 같아요.

두 칸을 올린다.

한꺼번에 두 칸이나?

다시 거울을 보고 자세를 잡고 어깨가 따라 올라가지 않게 어깨를 고정하고 바를 내 몸까지 당긴 후에는 팔 뒤꿈치를 고정시키려 해 본다. 아까보다 무거워졌지만 할만하게 느껴질 정도로 15회씩 3세트를 마쳤다.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을 생각하며 다시 당기고 제자리로 천천히 돌아간다. 근육이 커지고 커진 근육이 지방을 당겨가길 기대하면서. 오늘의 5가지 운동을 마치고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고 유산소 러닝을 뛰고 마쳤다.

근육 운동을 한 후 술 마시는 양이 두배로 늘어났다. 원래 잘 못 마신다. 맥주 500 마시던걸 1000cc를 거뜬히 마신다. 달리기 후 맥주 한잔 하는 재미가 좋아 꾸준히 마셨더니 운동하고, 몸무게가 제자리이거나 조금 오르거나를 계속하고 있다. 맥주 마시는 것도 꾸준히 하니 규칙이 발견된다. 1000cc 맥주를 마시고 난 다음날은 0.3kg이 늘어 있다. 근육 운동 끝나고 러닝머신을 6.5 속도로 50분을 뛰고 다시 재면 0.3kg가 줄어있다. 맥주를 빼면 0.1이라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맥주에 안주까지 더해지면 0.1이라도 느는 방향으로 숫자가 이동한다.

"먹을 일이 있으면 그전에 운동을 해 놓으면 돼. 그리고 다음날 무게를 재어서 원래 무게보다 쪘으면 살로 가기 전에 뛰어서 빼면 금방 빠져. 연속해서 먹는 걸 실수하면 안 되고."

코치의 가이드가 생활 속에서 하나씩 이해되고 있다.

"나도 그 맛을 알지. 물로는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 맥주 한 잔 먹으면 싹 내려가는 게 있지"

운동의 맛도 알아가고 맥주의 맛도 알아가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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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나무

전산일하다 백일출가. 가정을 수행처삼아 육아 십년. 번아웃이 반복되어 나를 관찰중. 대충 재밌고 가볍게 살려 노오력 합니다. 일상의 중력을 이겨내기 위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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