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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서 Jun 11. 2019

무마취 위내시경

건강을 지켜라

아이가 생기니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건강을 챙기게 된 것. 홀몸일 때야 아프면 아프다 저세상 가면 그만이었지만 지금은 책임질게 많아졌다. 그러는 중 한 날, 윗배가 많이 쓰려서 잠도 자기 힘들었다. 메스꺼운 느낌도 올라왔다. 가뜩이나 가족력이 있는 데다 급성 위암으로 너무 예쁜 삼 남매를 두고 떠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불안감이 차올랐다.
그래서 최대한 빠르게 위내시경이랑 오장육부 초음파 검사까지 받고 왔다. 그런데 문제는 임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아닌 것 같은데 기일 수도 있는 가능성이 6:4 정도? 수면마취야 할 생각 없었지만 목 마취는 했으면 했는데 의사는 고민 끝에 거품제 거제도 쓰지 않고 그냥 하겠다 했다.
검사는 생각보다 정말 빨리 끝난다. 쑥 집어넣었다 빼면 끝. 막상 해보니 위내시경에 수면마취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목 마취는 절대로 해야 한다. 그 고작 몇 분? 몇 초 동안 지옥을 다녀왔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눈도 깜박이지 못한 체 겁에 질렸고, 힘들면 손을 들으라 해서 목구멍에 내시경을 넣자마자 손을 번쩍 들었는데 의사는 잘 하고 있다며 빼주지 않았다. 아픔의 고통과는 다른 불편함의 고통 같은 것인데 그게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끝나고 나서도 충격이 남아 멍해지고 어지럼증이 오는 것 같았다. 검사 직전까지 가장 큰 고통이었던 목마름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결과는 아주 깨끗! 다행이긴 한데, 고생 끝에 아무 결과도 얻지 못한 것 같은 이상한 아쉬움이 있다. 어쨌든 시우를 위해서 극성스럽게 검사를 받았고, 앞으로 태어날지도 모르는 아이를 위해 엄청난 고통을 참았다. 뿌듯하다.

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내가 잘 살아야 한다. 이것은 사명감이다. 나는 엄마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시우는 나 아니면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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