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서 참 다행이야
추적추적 비가 오는 오늘,
사람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 존재인지 생각해 본다.
살면서 굴곡 하나 없는 건 재미없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 굴곡의 수렁에 빠져서 허우적대다 보면
도대체 언제쯤 빠져나갈 수 있나 고민이 든다.
그리고 그 수렁이 무언가를 함께하는 사람과의 관계 때문이라면
더더욱 지치고 힘이 빠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고.
각자 다른 역사를 걸어왔고,
다른 세상을 살아내고 있고,
다른 미래를 향해 뛰어가고 있다고.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지켜보자고.
그렇게 완성된 관계 안에서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으로 남아주자고.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
그렇게도 미운 사람에게
아무 말 없이 우산 씌워주며
함께 걸을 수 있는 용기가 있길.
그 용기가 미운 이의 마음까지 가 닿길.
그렇게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