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30 kimbieber
흘러가다 멈춘다. 그리고는 방향을 튼다.
물길은 조그마한 돌이나 높이에도 방향이 완전히 틀어지기도 한다. 서핑보트는 내가 주도하는 것이라기 보단 내가 물길에, 파도의 길에 올라타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겨울에 타는 스노보드와는 달리 물 위에 몸을 맡긴다. 그리고는 흐름을 탄다. 시작은 내가 하지만, 흘러가는 파도의 길에 맞춰 몸을 올려둔다. 좀 더 내 뜻대로 하려다가는 물속에 아프게 먹힌다. 그리고 몸이 좀 힘들지. 타격감도 크고. 정말 괜찮아지려면 다시 다음 파도를 기다려 내 시기를 정하고 다시 보트 위에 올라가 무릎을 피면 된다. 여기서는 내가 정하는 시기가 중요한데, 그 타이밍을 정말 내가 괜찮은 때로 정하고 움직이길 바란다. 파도의 길은 좀 더 내가 그 안에서 자유로워질 때 보인다. 몸에 힘을 풀고 맡기며 길을 찾아간다.
서핑보드를 탈 때 내가 가장 좋은 부분은, 육지를 향하는 것이다. 아직 초보라 좀 더 타게 되면 물 안에서의 시간이 길겠지만 나는 파도를 타다 보면 육지로 시선이 간다.
육지에 가까워지는 몸의 과정은 꼭 안정감과도 같다. 안정감은 착각일 수도 있고, 욕심일 수도 있는데 나를 포함한 우리는 그 안정감을 바란다. 물론, 좀 더 관계를 넓게 보고 여유를 갖는 시간들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육지를 향하지만 그 안정감에 대한 템포가 너무 빠르지 않기를. 스스로에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