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일 때 그린 그림들
그렇게(!) 글과 그림으로 직장 생활을 기록한 서울에서 산 10년을 두고 2017년 여름 전라북도 남원으로 내려왔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살아보기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지역에서 뭘 하고 싶은가 자문했을 때 책방을 하겠노라 결정하고 하나씩 해야 할 단계를 부딪혀가며 '알아가는 책가게'라는 자영업을 처음 시작했다. ( 공간을 열고 운영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
공간을 예상보다 넓은 곳으로 잡아 그림을 그리고 걸 수 있는 공간이 충분했다. 가게 문을 닫은 후 안쪽 공간에서 여태껏 시도하지 못한 큰 캔버스에 그림도 그려보고 한 획씩 그린 그림을 30일 동안 매일 찍어 어떻게 변하는지 영상으로 만들어보았다. 사람들을 모아 남원 구석구석 그려보기도 하고, 구도심 풍경을 그리기도 하고, 오래된 건물을 관찰하며 그리기도 하였다.
이렇게 그림 그리는 생활을 일상으로 만들며 거의 매일 그림을 그리는 생활을 누렸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집중하며, 열심히 선을 긋고 색을 칠하는 몰입의 시간이 참 좋았다. 거슬거슬 거리는 질감의 종이 위에 색을 입히고 선을 채우는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를 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