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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건다는 것

이제 서른과 이제 마흔의 교환일기(33)

by 조아라

틈틈이 조이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해놓고 한 달이 다 되어 가도록 말을 못 걸었네. (헛헛한 웃음이 피식 ^^;)

지독히 뜨거웠던 날이 가고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는 가을이 와서 매우 반가울 줄 알았는데 괜히 낯설어. 내년 여름은 아마 더 뜨겁겠지. 이번 가을, 겨울 잘 새겨 지내야겠다.


아무튼, 잘 지내고 있어?


지난 메일에 장소의 힘을 이야기했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요즘 내가 장소를 만들고 있다는 새로운 소식을 전해. 그리고 새로운 일도 시작했어. 거기다 부모 매니저(!) 활동, 본가 이사 준비까지 일들이 겹치고 또 겹쳐 9월이 온 지도 몰랐는데 곧 10월이 오네.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부쩍 내가 말을 많이 걸고 있다는 변화를 느끼고 있어. 관계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있구나 싶어서 호기심에 구글에 검색을 해봤지.


AI가 알려주기를


'말을 건다'는 것은 단순히 대화를 시작하는 행위를 넘어, 상대를 향해 자신을 알리고, 관계를 맺고, 존재를 확인하는 행위입니다. 이 표현은 살아있음을 드러내는 자연의 방식에 비유되기도 하며, 언어가 대화 속에서 성장하고 상대의 눈빛과 표정을 통해 의미를 전하는 인간적인 활동임을 시사합니다. 또한, 잊힌 인연에게 다시 말을 걸거나 글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관계와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2013년 신현림 시인이 쓴 칼럼을 출처로 하여 이렇게 알려주더라고. 이 설명을 읽고 보니 이 세상에 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행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말 거는 것을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서로 주고받을 수 있게 내 말의 의미를 잘 걸어봐야겠다고,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이번에 만들고 있는 공간은 찾아오는 이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말을 걸어보리라 다짐했지. 그래서 페인트 칠을 할 때도 벽 보고 말을 자주 걸고 있달까 ㅎㅎㅎ


환절기, 감기 조심하길 바라며 또 말 걸게!


2025.09.26

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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