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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영 Jun 23. 2022

병원

오늘 아침에 잘 출근한 남편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전화가 왔다. 지금 응급실에  있다고. 심장이 덜컹했다. 건강에 자신하진 않았지만 아직은 젊은 편이기에  갑자기 병원을 찾는 일은 멀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바로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니 내일이 아닌 것만 같았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정신없이 병원을 향해 갔다.

요즘 응급실은 아무나 들어갈 수가 없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기다림과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남편은 연락이 되지 않고 pcr 검사를 위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고 답답하기만 하였다.


체감상으로 아주 긴 시간을 기다리고 마주한 남편은 아침에 나갈 때보다 몇 년은 늙어 있었다. 더 빨리 병원에 오지 못한 게 미안해 눈물이 날뻔했다. 가장으로서의 무게가 남편을 힘들게 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안쓰러웠다.


지금 남편은 검사를 받고 자고 있다. 옆에서 난 의사를 기다리며 마음을 정리하고 있다. 심각하지 않으니 오래 기다리는 것이라고 간단한 진료이기에 뒤로 밀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심각하지 않게, 간단한 진료로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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