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맛집이 많은 이유

점심을 노리세요

by 이순신서점

1. 어떤 집이 맛집이냐?고 물으신다면 음식이 맛있는집은 당연한거고 여기에다 만족도에 비해 가격이 매우 합리적이여야 할텐데요. 일본에서는 코스트 퍼포먼스가 높은 집. 줄여서 코스파가 높다라고 합니다. 음식 맛 좋고 코스파가 높아야 맛집입니다. 비싸면 당연히 맛이 있어야 되는거고요.


2. 일본에 맛집. 코스파가 높은 맛집이 많은 뭘까요? 한국보다 왜 많을까요? 최근 어느 신문기사중에 기자를 하시다가 이태리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나서 광화문에서 음식점을 하시는 분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한국에 5천원짜리 음식이 있다면 임대료와 인건비 2천원 빼고 1,500원 정도 남긴다고 한다면 음식재료는 1,500밖에 안된다. 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나오는건데 이런 구조에서는 좋은 음식이 나올수가 없다. 회사 구내식당이 오히려 맛좋고 건강하니 구내식당에 가라.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3. 그래서 나름대로 생각해본게 일본에 맛집이 많은건 1) 대부분이 오래된 맛집(시니세라고 합니다)이다 보니 인테리어 등 초기 투자비를 이미 회수했음(우리 프렌차이즈는 주기적으로 인테리어 교체) 2) 공간이 좁은 곳이 대부분으로 임대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음(우리는 지나치게 넓음?) 3) 본인 또는 가족이 직접 요리하고 운영하는 곳이 많음 (우리는 요리사 채용?) 4) 수대에 걸쳐 거래하는 식자재 공급처가 있어 가격 변동폭이 적음(프랜차이즈 본사에 의존?) 5) 남는 식자재를 처리하는 방식이 발달(남은 횟감은 점심에 찌라시즈시로 값싸게 서비스, 고급 덴뿌라 집에서 1번 사용한 기름은 일반 음식점으로 판매 등)


4. 일본식당에 들어가서 점심 메뉴판을 보면 사비스 란치(service lunch)라는 단어를 보게 될 겁니다. 일드 란치의 여왕에도 자주 나오는 말이지요. 서비스는 우리 말로하면 실비(実費) 정도가 되겠네요. 점심 메뉴는 크게 남기는 것 없이 고객들에게 봉사(서비스)한다는 말 입니다. 대신에 저녁은 점심값의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 정도 받습니다. 더 놀라운건 가격은 비싼데 오히려 나오는 음식의 가짓수는 더 적은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5. 왜 이러는 걸까요? 나름대로 생각해본건데 말이 되는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길게요. 두가지로 생각해볼수 있습니다. 저녁에 남는 재료를 소진하는 차원에서 점심을 아주 저렴하게 제공하는 경우. 찌라시즈시(큐브형으로 작게 다진 회덮밥) 등이 여기에 해당되겠네요.


6. 두번째는 저녁 손님을 모실려고 값싼 점심을 주고 손님을 끌어모으는 경우. 점심은 보통 내 돈으로 먹고 저녁은 회식 등 회삿돈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나 봅니다. 그래서 점심때는 일단 싸게 와서 드셔 보시고 맘에 들면 저녁에 비즈니스로 오셔서 많이 팔아달라는 상술. 여기다 저녁 회식을 예약하고 회계를 담당하는 총무. 일본은 간사(幹事)라고 합니다만 간사 무료 서비스를 주기도 하죠. 점심때 드셔보시고 맘에 드시면 동료들 모시고 같이 오세요. 간사님은 무료라는 컨셉


7. 의도가 뭐든 일본은 점심 코스파(cost performance)가 좋습니다. 비싼 집들은 점심을 노려보세요.


8. 장인정신이 있어 일본에 맛집이 많다는 분들이 있는데 한국도 그런 분들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분들이 장인정신을 발휘할수 있는 구조가 없을 뿐. 이 부분은 소비자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다소 비싸더라도 집 주변에 건강한 재료로 만든 맛있는 집을 이용. 소위 단골이죠. 새롭고 넓고 크고 멋있고(거함대포 증후군) 보다는 소박하지만 알차고 정직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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