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전거 이름은 두발이
난 자전거 예찬론자다.
정확하게는 자전거 예찬론자가 되었다.
예전에는 자전거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작하면서,
체중도 줄어들고 몸이 건강해지자
자전거 예찬론자가 되었다.
(허리가 2인치 줄어든 이유가 가장 크다)
그런데 막상 내가 타는 자전거에 대해서는
글을 써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내 자전거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내 자전거 애칭은 ‘두발이’다.
말 그대로 두 바퀴로 다니는 자전거이기에 지어준 이름이다.
내 자전거는 싸다.
한강 자전거를 달리는 로드 자전거 중 두발이 보다 싼 모델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성능이 안 좋은 것만도 아니다.
나름 풀 소라급의 성능을 갖추었다.
(로드형 시마노 구동계의 등급은 ‘클라리스-소라-티아그라-105-울테그라-듀라에이스’급으로 구분된다)
이 자전거를 만난 것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은 수영을 한참 즐기며,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하던 시기였다.
대회에 참가하려면 로드 자전거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대회 참가를 위해 구입한 것이 ‘두발이’였다.
자전거를 계속 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제일 저렴한 모델을 검색해서 샀다.
얼마나 저렴했냐 하면,
가격이 40만 원이 채 되지 않았다.
(당시 제품 판매 링크)
2017년 철인 3종 경기는 잘 참가를 했다.
경기 후 나에게는 ‘대회 참가 메달’과 ‘두발이’가 남았다.
https://brunch.co.kr/@azafa/93
질주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 두발이는
마트에 장 보러 갈 때,
10분 거리에 있는 수영장에 걸어가기 귀찮을 때,
그 역할을 훌륭히 잘 소화해 주었다.
자전거 길이 가까운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도 두발이는 마실용 자전거로써 동네 구석구석을 누볐다.
그러던 중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었고, 나는 자연스럽게 자전거 출퇴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https://brunch.co.kr/@azafa/109
그렇게 3년 정도를 마실용 자전거로 살아온 두발이는 한강 자전거 길로 나오게 되었다.
올 한 해 두발이와 함께 한 거리는 2,000km가 넘는다. 동네 마실용으로만 사용하던 두발이가 이렇게 잘 달리는 녀석이라는 사실에 매일 놀라고 있다.
요즘은 두발이와 나의 호흡이 점점 맞아지면서,
두발이보다 10배에서 30배 비싼 자전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달려주는 두발이를 볼 때마다 기특한 마음이 든다.
나와 두발이는
10배 비싼 자전거는 앞서 간다.
20배 비싼 자전거는 앞서 보낸다.
30배 비싼 자전거는 얼른 비켜준다.
그래도 난 두발이가 좋다.
나도 자덕이라면 모두 꿈꾸는 브랜드에서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우와~”하면서 감상을 한다.
생각은 신형 자전거로 가득하지만,
현실의 라이딩엔 언제나 두발이와 함께한다.
추석 연휴에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었나 보다.
늘어난 몸무게가 느껴졌다.
이른 아침부터 두발이에 몸을 맡기고,
서울 끝까지 다녀오고 나니
몸이 가벼워진 듯한 기분을 느낀다.
내 건강 지킴이.
내 삶의 활력소.
내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내 자전거의 이름은 ‘두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