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에는 한강뷰 아파트에 살기로 했다.
30살에 살던 신혼집은 강서구에 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나서면 멋진 한강의 야경을 즐길 수 있었다.
대부분의 남편들이 그렇듯,
나 또한 와이프에게 ‘약속어음’을 발행했다.
올림픽대로에서 보이는 ‘00힐스’라는 아파트를 보며 말했다.
“여보. 저 집이 우리가 마흔 살에 살 집이야.”
“정말?”
“그럼! 그렇고 말고! 나만 믿어!”
그렇게 9년이 흘렀다.
1년이 남았다.
시간은 참 빠르다.
와이프는 30살의 그 약속을 아직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3개월 남았다”란 와이프의 말에
“내년 연말까지는 1년 3개월 남았어”라고 대답했다.
(물론 만 40살까지는 조금 더 남았다.)
30살의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성공하고 싶었다.
그래서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면,
한강이 보이는 좋은 아파트에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부의 추월 차선이라는 책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난 서행 차선을 달리고 있는 것 같다.)
생각이 짧았다.
회사는 최소한으로만 다니며,
다음을 준비한 친구들은 ‘탈 회사’에 성공했다.
‘경제적 자립’을 이룬 친구도 있다.
경제적 자립은 시간의 자유를 이끌어 주었다.
나는 회사에 모든 것을 바쳤다.
회사에 내 인생 모든 것을 올인했다.
회사를 옮겼고,
새로운 회사에서 다시 내 인생을 투자하고 있다.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는데,
시간의 구속은 점차 심해지고 있다.
나의 선택은 40살의 우리 집 거실 뷰를 한강으로 바꿔줄 수 있을까?
아직 늦지 않았다.
정 한강뷰가 안되면,
00천 뷰라도 되지 않을까?
나는 오늘도 30살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달려본다.
(이 길이 맞아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