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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Oct 21. 2020

30살의 약속

40살에는 한강뷰 아파트에 살기로 했다.

30살에 살던 신혼집은 강서구에 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나서면 멋진 한강의 야경을 즐길 수 있었다.


대부분의 남편들이 그렇듯,

나 또한 와이프에게 ‘약속어음’을 발행했다.


올림픽대로에서 보이는 ‘00힐스’라는 아파트를 보며 말했다.


“여보. 저 집이 우리가 마흔 살에 살 집이야.”

“정말?”

“그럼! 그렇고 말고! 나만 믿어!”


그렇게 9년이 흘렀다.

1년이 남았다.

시간은 참 빠르다.


와이프는 30살의 그 약속을 아직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3개월 남았다”란 와이프의 말에

“내년 연말까지는 1년 3개월 남았어”라고 대답했다.

(물론 만 40살까지는 조금 더 남았다.)


30살의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성공하고 싶었다.

그래서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면,

한강이 보이는 좋은 아파트에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부의 추월 차선이라는 책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난 서행 차선을 달리고 있는 것 같다.)


생각이 짧았다.

회사는 최소한으로만 다니며,

다음을 준비한 친구들은 ‘탈 회사’에 성공했다.

‘경제적 자립’을 이룬 친구도 있다.

경제적 자립은 시간의 자유를 이끌어 주었다.


나는 회사에 모든 것을 바쳤다.

회사에 내 인생 모든 것을 올인했다.

회사를 옮겼고,

새로운 회사에서 다시 내 인생을 투자하고 있다.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는데,

시간의 구속은 점차 심해지고 있다.


나의 선택은 40살의 우리 집 거실 뷰를 한강으로 바꿔줄 수 있을까?


아직 늦지 않았다.

정 한강뷰가 안되면,

00천 뷰라도 되지 않을까?


나는 오늘도 30살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달려본다.

(이 길이 맞아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런 한강뷰를 원한다_나 혼자 산다. 하석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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