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필수조건. 좋은 리더와 조직문화.
최근 직장 생활에서의 내 주요 관심은 크게 2가지다.
첫째, 어떻게 좋은 리더가 될 것인가?
둘째, 어떻게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 것인가?
이 2가지에 대한 생각이 많았던 시기에,
회사 조직장들과 함께 읽게 된 책.
‘초격차’를 통해서 이 2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리더, 혁신, 문화’ 3가지의 주제로
위 2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 본다.
리더가 바로 서야 문화가 바로 선다.
리더가 중요한 이유다.
-. 대리 같은 사장
아직도 실수를 피하려고 모든 시간을 관리하는 데만 쏟는 사람이 유능한 인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인재가 과거에는 유능한 경영자였을지 모르나 현시대 상황에서는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저는 그런 유의 경영자를 ‘전문 경영자’라고 부르지 않고 ‘전문 관리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관리자 중 최고로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지요. 어쩌면 마이크로 매니저(micro manager) 보다 더한 나노 매니저(nano manager) 일지도 모릅니다. 사원들의 회식 자리에서 “우리 회사 사장은 사장이 아니라 대리급이야.”라는 말이 아직도 나오는 실정입니다. “숲은 보지 않고 나무만 본다.”보다 더한 “숲은 못 보고 나무는 안 보고 나뭇잎만 보는” 경영자도 많습니다.
-. 미래 기준으로 조직의 장을 선발하기
조직의 장을 선발하는 데 가장 성공적이라고 여겨지는 모델은 미국 명문대의 총장 선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발굴 위원회의 구성원은 이사회, 교수, 동문, 학생, 유력 인사들로 구성하고 학교의 미래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설정한 후 그 방향으로 잘 이끌 수 있는 후보자군 중에서 선정합니다. 제가 보기에 미국 명문 대학교 총장들의 업적을 보면 정말 잘 뽑는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학교의 ‘미래’에 주안점을 두지만 기업은 ‘현재’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에 성공 확률이 낮은 것은 아닐까요?
-. 능력과 그릇
인물을 평가할 때는 기본적으로 2가지를 봐야 합니다. 능력(capability)과 그릇(capacity)입니다. 여기서 능력은 지식의 영역이고 그릇은 지혜의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2가지 모두 중요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급이라면 능력만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위나 직책이 높은 리더급은 능력도 있어야 하지만 그릇이 커야 합니다.
-. 회의 문화에 익숙해진 조직
회의가 많을수록 리더가 많은 정보를 갖게 된다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특히 각종 회의 문화에 익숙해진 조직은 ‘아주 잘된 것’ 또는 ‘급박한 상황이라 위험에 처해 있는 것’ 정도만 보고하게 됩니다. 그 외에는 다 숨기겠지요.
그러므로 리더가 회의 때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미 나와 있는 숫자들이나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이 아니라 직원들의 ‘비하인드(behind) 스토리’, ‘리얼(real) 스토리’ 여야 합니다.
-. 유능한 리더
리더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유능함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는 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사람이 유능하다고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다른 의견을 잘 듣고 상호 피드백을 원활하게 하는 리더,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리더가 유능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상대적 경쟁을 넘어서,
절대적 우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
-. 혁신과 개선의 차이
혁신과 개선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회사에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는 개선 활동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일 혁신하려는 분야가 앞서 언급했던 경영의 4개 영역(인풋, 아웃풋, 시스템, 상황) 중 아웃풋과 시스템 영역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면 혁신에 가깝고, 인풋이라면 개선에 가까울 것입니다. 혁신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판을 새로 짜는 것이지요.
-. 개선은 실무자가, 혁신은 리더가
애벌레가 크는 것은 개선이지만 고치로 변신하는 것은 혁신입니다. 개선만 하는 것은 계속 애벌레로 남는 것과 같습니다. 그 결과가 어떨지는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혁신은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개선은 실무자가 하는 것이고 혁신은 리더가 주도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 좋은 리더는 좋은 질문을 던진다.
좋은 질문은 대답하는 사람이 자기만의 논리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대답할 수 없습니다. 가령, “앞으로 무엇을 개발해야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까?”, “시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년 시장 동향은 어떻게 변할까?” 같은 질문입니다. 이런 내용은 절대 단답형으로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지요. 중요한 것은 단답형 대답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생각하게 하는 질문은 어렵지만 좋은 질문이지요.
-. 제너럴 매니저 양성
10~15년 정도 일해서 부장급 위치가 되면 앞으로 자기 전문분야(technical ladder)로 계속 갈 것인지, 관리하는 방향(management ladder)으로 갈 것인지 선택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만일 당사자가 기술 부문에서 계속 전문성을 가져가겠다고 결정했다면 임원급이 되어도 30~40명 정도만 운용하게 하는 대신 그 분야의 대가(master)가 되도록 전문 교육을 받게 하면 됩니다. 한 분야에서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된 사람에게 300명을 관리하라고 하면 당연히 못 하겠지요. 반면에 관리와 경영으로 방향을 잡은 사람, 즉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에게는 전문 교육보다는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제너럴 매니지먼트(general management)가 가능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 4차 산업시대의 혁신은 ‘협력’을 통해서 가능하다.
만질 수 있는 것들이 중심에 있던 시대에는 기업 간 경쟁(competition)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4차 산업 시대에는 데이터들이 모여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협력(collaboration)이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개선과 혁신의 차이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혁신이란 것이 위대한 통찰이나 결정적 아이디어 하나로부터 탄생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렸던 스티브 잡스도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들을 모아서(collect) 지휘(conduct) 한 것임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회사는 조직이다.
조직의 시너지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좋은 문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기업에 좋은 조직 문화가 필요한 이유
문화는 규모에 상관없이 생깁니다. 가정이면 가풍이 될 테고, 기업이면 기업 문화라고 불립니다. 명문가는 부유해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가풍이 함께 있어야만 합니다. 단순히 돈만 많고 행동거지가 바르지 않은 집안을 우리는 졸부가라고 비하하기도 하지요. 기업도 단순히 실적만 좋아서는 안 됩니다. 좋은 기업 문화를 갖고 있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틀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가풍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듯이 기업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기업에 좋은 조직 문화가 필요한 이유는 오랫동안 생존하기 위한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 신뢰 기반의 소통 문화
리더의 말과 행동에 괴리가 생기면 절대로 믿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존경(respect) 받는 첫 번째 조건은 신뢰(trust)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리더들은 은연중에 ‘나만 빼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뢰가 존경을 낳고 존경이 다시 신뢰를 쌓습니다.
-. 소통이 아니라 쇼통
소통은 정말 힘든 것입니다. 소통이 안 되는 이유는, ‘쇼통’만 하고 있는 이유는 리더가 자신의 능력을 자만해서 부하의 의견을 항상 무시하거나 자기에게 아부와 아첨하는 사람들만 가까이 두는 폐쇄적인 조직 운영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직속 부하들과 이야기하지 않고 대규모로 사원들을 상대로 하는 것은 그저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 행사로 그칠 것입니다. 역사상 폭군, 암군으로 표현되는 왕들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 권위와 권위주의
어떤 리더는 의도적으로 야단치며 소위 ‘군기’를 잡으면서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고 합니다. 그것은 권위가 아니라 권위주의겠지요. 권위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하들이 인정할 때 저절로 생기는 것입니다.
-. 파괴적인 침묵
최고 경영자가 야단과 질책을 많이 하는 성향이라면 문제가 확실히 밝혀질 때까지 아무도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먼저 야단맞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지요. 다른 부서에서 어떤 부서의 잘못된 점을 인지하더라도 서로 못 본 체하게 됩니다. 괜히 말했다가는 고자질처럼 보일까 봐, 부서 간의 갈등만 유발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건설적인 지적이 활성화되지 않고 파괴적인 침묵이 조직 내에 만연해집니다. 피드백이 전혀 없는 죽은 조직이 되는 것이지요.
뒤늦게 문제가 드러날 때쯤이면 그 조직은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태가 됩니다. 암도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율이 높지만 말기에 발견하면 사망률이 높은 것처럼 회사의 문제도 조기에 발견해야 큰 사고로 가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이나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하려면 우선 최고 경영자를 비롯해 고위 임원들이 질책 위주의 문화를 바꾸어야 합니다. 야단을 치더라도 앞서 이야기한 대로 개인에 대한 질책이나 공개석상에서의 질책은 문제점을 드러내는 관점에서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있었던 문구가 이 책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리더’들의 생각과 태도, 그리고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만 진정한 ‘초격차’에 달성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혁신은 좋은 기업 문화에서 탄생하며, 리더는 이런 기업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는
질문하고 책임지는 사람이다.
좋은 리더가 있어야
좋은 문화가 있다.
좋은 문화가 있어야,
혁신을 위한 협력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