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와 힐링이 공존하는 공간
“책인사님은 어떻게 번아웃을 극복하셨어요?”
친한 동료가 물었다.
사실 딱 떨어지는 대답을 하기 어려웠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번아웃에서 벗어나 있었다.
친한 동료의 질문을 받은 다음날 아침.
어김없이 아침 한강 라이딩을 나왔다.
평소와 똑같이 ‘잠수교~잠실철교’ 한 바퀴를 즐기며, 잠실철교에 올라선 순간.
불현듯 생각이 났다.
지난 2~3년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특히 작년에는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감,
번아웃으로 인한 슬럼프를 겪었다.
힘들일이 생기면, 나만의 공간을 찾았다.
잠실철교 남단의 다리 밑.
뜨거운 여름에는 뜨거운 햇빛을 막아준 그곳.
갑작스러운 소나기도 피해 갈 수 있었던 곳.
어렵고 힘든 시절,
나는 잠실철교 밑에 있었다.
그리고 조용히 나 자신을 추스르며,
조금씩 회복해 갔다.
잠실철교 밑에서 위로받고 있던 나는,
어느덧 아침마다 잠실철교 위에서 힐링을 하고 있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45분을 오면 잠실철교에 도착한다.
잠시 목을 축이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준다.
잠시 쉬었다가 출발하면,
식어버린 땀방울이 바람에 흩날리며
더할 나위 없는 상쾌함을 선사한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생기 있는 하루를 시작한다.
되돌아보면, 잠실철교는 항상 그곳에 있었다.
잠실철교 아래에서 비를 피할지,
잠실철교 위에서 햇살을 즐길지는
나에게 달려 있었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릴 때에 잠실철교 밑은
나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공간이었다.
빗소리 조차도 아름답게 들렸다.
아침햇살이 상쾌할 때,
잠실철교 위 자전거 길은
하루의 시작을 함께해 주고 있다.
잠실철교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참 아름답다.
결국 번아웃을 극복한 특별한 노하우는 없었다.
그 상황을 대하는 내 마음가짐만 바뀐 것이다.
매일 아침 잠실철교를 지나며 생각한다.
오늘 하루도 아침 하늘처럼 상쾌하길.
혹시라도 소나기가 내리면,
잠실철교 밑에서 비를 피하길.
잠실철교가 있었기에,
나는 번아웃을 극복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