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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Dec 21. 2021

회장님의 글쓰기

나는 글을 잘 쓰고 싶다.

그래서 글쓰는 법에 대한 책을 많이 본다.

그 중에서도 강원국 님의 책은 나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의 글쓰기’에 이어 읽게 된, ‘회장님의 글쓰기’의 좋은 표현들을 적어본다.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의 글쓰기)


[회장님의 글쓰기 _ 강원국 지음 _ 메디치 출판사]


1) 회사가 잘 되는 방법

 회장이 말했다. “강 상무, 회사가 잘되는 방법이 뭔 줄 아나? 부서장은 자기 부서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본부장은 자기 본부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사장은 회사, 회장은 그룹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뛰면 잘되지 않겠나?” 그렇다고 답했더니, 외려 회장이 틀렸다고 한다.

 “만약에 회장은 그룹, 사장은 회사, 본부장은 본부, 부장은 부서를 위해 일하면 부서원들은 무엇을 위해 일하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지 않겠나? 결과적으로 모든 직원이 자기만을 위해 일하게 되는 거지. 왜 암이 나쁜 줄 아나? 자기 증식만을 위해 살기 때문이야.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정상적인 신체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네. 유독 암세포만 자기를 위해서 일하지. 그러니까 모든 직원이 자기만을 위해서 일하면 모두 ‘암적인 존재’가 되는 거야.”

 회장이 생각하는 모범 답안은 이랬다. “사원은 부서 발전을 위해 일하고, 부서장은 본부 발전, 본부장은 회사 발전, 사장은 그룹 발전, 회장은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일해야 하지. 그런 회사는 자연히 잘 될 수밖에 없어.”


2) 일관성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멀리 보는 안목과 인내심, 그리고 소신이다.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무엇이 이익인지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또한 타협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유혹과 저항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끝으로 소신이다. 우리는 늘 소신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한다. 소신의 편에 서야 일관성이 지켜진다.

 일관성의 모범을 소름 끼치게 보여준 사례가 있다. 간디 묘비에 쓰여 있는 문구다. “My life is My message.” 즉 내 삶이 곧 나의 메시지다.


3) 고속도로와 축구 경기장의 소통

 꽉 막힌 고속도로에 차가 서 있다면 어떤가. 답답하다. 30분이 세 시간 같다. 그런데 누군가 몇 미터 앞에 무슨 사고가 나서 지금 막히고 있고, 몇 분 후에 교통사고 처리가 완료되어 통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소상하게 알려주면 어떻겠는가? 똑같이 기다려도 지루하지 않다.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소통은 그런 것이다.

 차범근 감독이 축구경기를 해설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어려운 때 일수록 선수끼리 대화해야 합니다. 서로 말을 건네서 격려하고 발을 맞춰야 합니다.” 그렇다. 이게 바로 소통이다.

 직장은 언제나 꽉 막힌 고속도로와 같다. 치열한 경기가 벌어지는 운동장이다. 그럴수록 소통을 통해 뚫어줘야 한다. 힘을 북돋워줘야한다. 소통만 잘해도 실패하지 않는다. 직장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


4) 아이젠하워 법칙

 ‘아이젠하워 법칙’이란 게 있다. 긴급하고 중요한 일은 가장 먼저,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은 위임,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은 폐기,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는 리더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통이 바로 그런 일이다.


5) 라포르(rapport)

 직장은 행복한 일터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가능하다. 구성원 상호 간에 완벽한 신로관계를 구축하면 된다. ‘라포르(rapport)’, 즉 ‘무슨 말이라도 털어놓고 할 수 있고, 말한 것이 충분히 이해되는 관계’를 만들면 된다. 마음과 마음이 주고받는 ‘이심전심 상태’가 되면 유토피아는 가능하다. 행복한 직장은 결코 환상이 아니다.


6) 소통채널

 하지만 회장님.

 온라인소통채널을 당장 닫으라는지시만은 재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그 하나는, 소통채널을 닫아도 불평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회식 자리 안주나 뒷담화로 옮겨갈 뿐입니다. 오히려 내용이 과장되고 증폭됩니다. <동의보감>에서도 “불통(不通)하면 통(痛)하고, 통(通)하면, 불통(不痛)한다.”고 했습니다. 귀를 막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벌거벗은 회장님이 되어선 안 됩니다. 불만을 조직 안에서 소화해야 합니다. 어떻게 ‘그들의 철없는 소리’를 반영하느냐고요? 그러실 필요까진 없습니다. 들어주기만 해도 절반은 해결됩니다.

 소통채널을 닫는 데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회장님께서 손해. 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멀리 보면 소통채널 구축은 회장님을 위한 일입니다. 앞으로 조직이 더 커지면 회장님은 매체를 통해서 리더십을 행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소통 인프라를 구축해가야 합니다. 지금은 다소 소란스럽지만 언젠가는 거쳐야 할 통과의례입니다. 젊은 직원들의 혈기와 열정이라 생각하고 너그럽게 포용해주실 순 없나요?


7) 최초의 펭귄

 ‘최초의 펭귄’을 만들어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편지 쓰지 말고 선택된 몇 사람에게 은밀하게 써라. 전 직원을 상대로 연설하지 말고 몇 사람만 불러서 조용히 얘기하라. 특별히 선정된 사람은 위험을 무릅쓰고 바닷물에 뛰어들 것이다. 그러면 주저하던 펭귄 모두 일제히 그 뒤를 따를 것이다.


8) 잡담론

 “영업하는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먼저 얘기하면 안 돼. 그건 하수야. 영업에서 단도직입은 안 통해. 그것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의 대화 방식이야. 칼날을 쥐고 있는 사람은 다른 얘기를 해야해. 그러면 상대방이 궁금해 하거든. 왜 찾아왔는지. 그때 용무를 얘기하는 거지. 30분의 대화 시간이 주어졌다면 마지막 3분에 용무를 말하는 거지. 그 앞에 27분은 잡담을 할 수 있어야 해. 축구로 치면 27분 동안 공을 드리블할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슛을 날릴 수 있어. 상대가 경계태세를 풀고 내 얘기 들을 준비를 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잡담하는 시간인 거지.”


9) 보고서

 회장이 어디서 들은 얘기라고 하는데 의미심장하다. 보고서를 잘 쓰지 못하면 대리 시절엔 퇴근이 늦고, 과장 때는 승진이 늦어진다. 그런데 임원 때는 퇴직이 빨라진다.


10) 지식의 저주

 1990년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과 대학원생인 엘리자베스 뉴턴은 특별한 실험을 했다. 한쪽에서 ‘크리스마스 캐럴’같이 널리 알려진 곡을 탁자를 두드려 들려주고, 다른 쪽은 그 노래의 제목이 무엇인지 맞추는 게임이었다.

 실험 결과 120곡 중 단 3곡만 맞혔다. 두드린 사람에게 몇 곡이나 맞힐 것 같은지 물었더니 50퍼센트를 예측했다. 꽤 익숙한 노래고 리듬에 맞춰 두드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듣는 사람에게는 원곡을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로만 들렸다. 두드린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같은 리듬을 두드리고 들었지만,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이 실험은 커뮤니케이션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오류를 지적한다.

 스탠퍼드대학 칩 히스(Chip Heath)교수는 이런 현상을 ‘지식의 저주’라고 불렀다. 무엇에 대해 잘 알게 되면 그것을 모르는 사람의 상태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용을 잘 알수록 쉽게 전달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책장을 덮으며]

 ‘회장님의 글쓰기’

표면적으로 보면, ‘회장님은 어떻게 글을 쓰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회장님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지, 본인의 생각을 직접 쓰는 사람은 아니다. 글은 회장님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쓰면 된다.

 이 생각을 가지고 책의 표지를 살펴보니, 의미심장한 문구가 눈에 띈다.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90가지 계책

회사는 보고서로 움직인다. 보고서는 글이다. 그 글들은 내용에 따라 누군가의 승인으로 실행된다. 즉, 상사의 마음을 읽고 그 마음을 글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글쓰기는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상대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고, 상대가 알지 못한 이야기를 기분좋게 설명해 주는 과정이다.


 ‘회장님의 글쓰기’라는 책을 통해, 내 시선을 회장님의 안목으로 바꾸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맞는 말을 회장님의 시선에서 적어낼 수 있는 힘. 그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글에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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