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시절.
나의 취미활동은 세차였다.
아빠들의 자동차라는 축제차(=Carnival)도,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세차를 하곤 했다.
세차를 하고 나면 항상 기분이 좋았다.
문제는 세차를 하고 나면 꼭 비가 왔다는 점만 빼고는...
(물론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세차를 해도 신기할 정도로 비가 왔다.)
40대가 된 지금.
나의 취미활동은 자전거로 바뀌었다.
평일에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자출족 도전기),
재택근무를 하는 날에는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온다(+아침에 자전거를 탑니다).
주말에는 평일에 가지 못한 교외지역도 다녀온다.
지난 주말에는 집에서 편도 1시간 거리인 '구리타워(왕숙천 합수부)'를 다녀오기로 했다.
구리타워 쪽으로 간 이유는 '그냥 오랜만에 가보고 싶어서'였다.
구리타워에 거의 도착해 가는 순간,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왕숙천 다리만 딱 건너갔다 오려고 했다.
그 순간... 어마어마한 양의 우박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일기예보는 분명 흐림인 것으로 확인하고 왔는데,
비를 피하는 1분 사이에 온 몸이 홀딱 젖을 정도였다.
10분 정도 비를 피하고 있으니,
우박비가 조금씩 약해지고 있었다.
비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기에,
비를 맞으면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웬걸?
집으로 방향을 틀고, 채 1km만 달려보니
서울 쪽은 비 한 방울 오지 않았던 것이다.
세상에나!
세차가 취미일 때도,
자전거가 취미일 때도,
나는 비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 맞는 것 같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비 온 뒤의 상쾌함과,
집까지는 뽀송하게 갈 수 있다는 생각.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자전거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이 순간이 좋았다.
나는 비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