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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사 Jan 09. 2023

축의금 전달 좀 부탁드릴게요.

축의금을 송금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난 연말에는 결혼식이 정말 많았습니다.

코로나로 결혼을 미루었던 예비 신혼부부들의 결혼이 몰렸던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청첩장을 많이 받게 되었고, 특히 직원들의 결혼식에 축의금도 많이 내게 되었습니다.


주말 시간이 허락된다면 결혼식을 찾아갔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축의금을 보내서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저는 축의금을 보낼 때, 결혼하는 직원의 조직장(매니저)에게 축의금 전달을 부탁합니다.

조직장이 축의금을 낼 때, 봉투를 여러 개 접수하면 왠지 조직장분의 마음이 뿌듯할 것 같기도 하고,

축의금을 보내는 저의 입장에서도 제가 축의금을 냈다는 것을 해당 조직에서 알 수 있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은연중에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직원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마침 제가 참석하기 어려운 시간이었기에,

해당 직원의 조직장에게 축의금 전달을 부탁했습니다.

해당 조직장은 주변 조직장 중 가장 나이가 젊습니다.

축의금 전달을 부탁하는 저에게 해당 조직장이 답했습니다.

“책인사님. 모바일 청첩장에 보시면 계좌번호 있어요. 거기로 보내시면 돼요.”


[모바일 청첩장의 계좌번호 안내]




그 말을 듣는 순간,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직원을 축하해 준다’는 핑계로,

제가 축의금 내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한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나는 정말 온전한 마음으로 결혼하는 직원을 축하해 준 것은 맞는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도 있지만,

저는 제가 축의금 내는 것을 널리 알려, 저의 행동을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랐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경조사 당사자만 알 수 있는 계좌송금 축의금 전달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축의금, 부의금의 액수, 전달방법을 넘어서,

기쁜 일은 함께 축하하고, 슬픈 일은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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