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어떻게 최고의 기업이 되었나?
저는 추첨 운이 별로 없습니다.
보통 추첨을 하면 대부분 '꽝'이 나옵니다. 물론 추첨이라는 것이 저의 노력과 의지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억울한 점은 없습니다. 추첨운이 없는 저도 1등에 당첨된 적은 있습니다. 바로 건설회사를 다닐 때, 종무식에서 1등 상품(=상품권 20만 원)에 당첨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등 상품은 받지 못했습니다. 인사총무팀에 근무하던 저는 당시 행사장이 아닌 1층 로비에서 행사물품을 준비하고 있었고, 1등 당첨자가 종무식 현장에 없자 당시 대표이사님께서는 다시 추첨을 하여 다른 사람이 1등에 당첨된 것입니다.
쿠팡에 입사하고 첫 번째 연말이 되었을 때, 살짝 놀랐던 점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회사들이 당연하게 한다고 여겼던 시무식이나 종무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종무식을 하는 마지막 근무일에는 종무식에서 서로 덕담도 주고받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가볍게 맥주도 한 잔 하고 일찍 퇴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1월 1일 신정을 하루 쉬고 출근하면, 아침부터 시무식을 하면서 "올 해는 정말 위기다.(='이틀 전 종무식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고 많았다'라고 분명 이야기를 들었는데..) 모두 새롭게 혁신해야 한다."라는 말을 항상 듣곤 했습니다.
쿠팡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고 보니, 쿠팡에 시무식과 종무식이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쿠팡에서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서로를 격려할 필요도 없고, 계획뿐인 목표를 세워놓고 의미 없는 파이팅을 외칠 필요도 없습니다. 쿠팡은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성장하는 조직입니다. 지나간 결과를 놓고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라고 자기 위안을 할 시간에, 쿠팡에서는 시행결과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찾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허례허식은 멀리하고, 오로지 고객경험만을 생각합니다.
물론 조직구성원에게 회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공유해 주는 타운홀(Town-Hall) 미팅은 실시합니다. 시무식과 종무식에서는 고위 임원들이 중심에 있지만, 타운홀 미팅은 모든 구성원들이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직원은 '삼성 남아공에서 10년 넘게 근무해오고 있는데, 이렇게 법인장이 전체 사원들과 함께하는 미팅은 처음 본다'며 '왜 이런 미팅을 하기로 생각했는지' 물었다. 나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답변했다.
"저는 성공의 열쇠는 단독 플레이가 아니라 글로벌 팀플레이에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 아프리카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삼성의 글로벌 사업 관련 부서들의 협조를 받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정보는 공유하면 할수록 더욱 큰 힘을 가진다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미국에서 근무할 때 정보 공유와 소통에 큰 도움을 받았던 것이 바로 타운홀 미팅이었지요. 이렇게 좋았던 경험들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여러분들이 원한다면 충분히 정보가 공유되도록 타운홀 미팅을 매달 진행하겠습니다."
나의 약속에 큰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그만큼 직원들이 열린 소통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 위기인가? 삼성하라! _ 윤성혁 저 _ 봄빛서원 출판사 -
쿠팡은 허례허식을 멀리하고, 오로지 고객만족에만 집중하는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만하면 충분해'와 같은 적당주의를 배척하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조직문화가 쿠팡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