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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free Dec 22. 2023

퇴사합니다 필라테스 센터

그렇게 원장이 되었다


필라테스 센터에서 정신없이 흘러간 나날들.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책임감과 보람을 느끼며 열심히 지내왔다

그간 다양한 체육분야에서 근무해 오며 여러 운동 중 필라테스가 내 몸에, 내 성향에 가장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언제까지 강사의 포지션으로 일할 수 있을까 여러 고민이 들었다

그중 '센터 오픈을 준비하다가 엎어진 사건'은 큰 변화 없이 하루하루 살아내던 내 삶에 전환점이 된 시기였다


"티칭 말고는 할 줄 모른다"며 무시하던 전 대표.

인성은 글러먹었으나 그 말 한마디는 틀리지 않았다

그 일을 기점으로 닥치는 대로 관리자 구인구직을 했으며 관리 경력이 많지 않았던 나를 불러주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열심히 이력서를 보내다가 연락이 아무 데도 없어 지친 나는 잠시 구인구직을 멈추고 다시 수업 시수를 늘리며 일에 매진했다




이번주에 면접 가능한가요?

몇 달 전 지원했던 곳에서 한참 늦게 연락이 왔다

강사로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자 레슨을 한없이 늘려버린 탓에 새벽부터 저녁까지 매일 9~11 타임씩 일하던 때였다

최고조로 쌓아 올린 스케줄을 다 허물고 새로운 곳에서 능력을 잘 보여줄지, 적응은 잘할지,

무엇보다 수입이 적어지기에 그만한 가치가 있나라는 고민이 들었다

일단 붙을지도 모르는데 면접이라도 보자는 생각에 수업이 끝난 평일 저녁 11시쯤 대표님과 늦은 면접을 보았다


센치한 시간이라 그런 걸까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나에게 마음이 많이 열린 듯했다

그 대화 안에서 최대한 여러 가지를 캐치하려고 노력했다

이후에 근무해 줄 수 있냐는 연락을 받고 빠른 고민 후에 일단 못 먹어도 고! 도전해 보기로 했다

강사는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으니, 이 분야가 비전이 있는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지 알기 위해 1-2년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결정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매일 수업만 하다 보면 막상 내가 일하는 센터가 잘 굴러가고 있는 건지, 매출이나 순수익 등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이 싫었다

숫자에 눈을 뜨고 싶었으며 언제까지 내 열정과 체력이 받쳐줄지 알 수 없었기에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다



일하던 센터들에 퇴사내용을 건넸다

근 3년간 일했던 센터의 원장님은 아쉬워하면서도 앞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서포트해 주겠다는 말씀으로 감동적이고 훈훈한 마무리가 되었으며

근무한 지 5개월가량밖에 되지 않은 센터의 경우 짧게 일하게 되어 너무 면목이 없고 죄송한 마음이었으나,

센터에서 원하는 대로 40일간 인수인계와 마무리 근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장과 관리자는 나를 역적취급했다

퇴사하는 마지막 날까지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여 일말의 정나미까지 다 떼고 퇴사하게 되었다


평소에 일 말고는 하는 게 없다 보니 언젠가부터 핸드폰 갤러리에는 죄다 회원님들 운동사진뿐이었다

매일 입는 유니폼이 그 모습이 그 모습이라 내 사진을 안 찍은 지 얼마나 오래된 걸까,

단조로우면서도 소중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비워나갔다




강사생활하며 지난 여러 나날들이 스쳐 지나간다

관리자로서 새로운 시작이다


잘할 거야 나는,

달려보자 이제!




ps. 앞으로의 일상과 더불어 강사생활 하며 있었던 해프닝들도 꾸준히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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