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며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이다. - 토마스 만
아주 오래전 ㅊ 여자중학교에 근무할 때였다. ㅇ 군의 한 개천으로 수련회를 간 적이 있다. 이슥한 저녁 무렵에 인근 마을의 술 취한 청년들이 들이닥쳤다.
체육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에어로빅을 가르치고 있던 참이었다. 술 취한 청년들은 무법자가 되어 아이들 사이를 휘저어 다니며 소리쳤다. “왜 남의 동네에 와서 시끄럽게 굴어?”
난감했다. ‘어떻게 수습해야 하지?’ 나는 망연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다른 선생님들도 난감해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한 젊은 여선생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얘들아! 다들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
평소에 아이들을 끔찍이 사랑하던 ‘참교사’였다. 오! 이 말을 신호로 얼어붙어있던 남자 선생님들이 나섰다.
청년들을 밖으로 데려나가 그들을 회유하기 시작했다. 담배를 권하고 술잔을 권하고...... .
위기 앞에서 강한 힘을 발휘한 것은 역시 ‘사랑’이었다.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인 것이다.
평소에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쳤던 그 여선생님은 자신도 모르게 용기가 솟아났을 것이다.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
평소에 힘을 뽐내던 체육 선생님들이 아니었다. 평소에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설파하던 교감선생님도 아니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며 생각한다. 우크라이나의 재벌, 국회의원들이 전세기를 타고 도망을 쳤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저항 의지는 갈수록 단호해졌다고 외신은 전한다.
‘70대 할머니가 총을 쥐고 여성들도 입대했다’고 한다. 평소에 애국을 부르짖던 재력, 권력을 가진 자들은 미련 없이 떠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성실하게 살고 있던 사람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사랑이 속속들이 스며있는 조국이니까.
우리나라의 임진왜란 때도 그렇지 않았던가! 일본군이 쳐들어오자 왕을 비롯한 고관대작들은 줄행랑을 치지 않았던가?
조국을 지키려 떨쳐 일어난 사람들은 평소에 이 땅에 피와 땀을 흘렸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피와 땀방울이 속속들이 스며있는 땅을 마구 짓밟는 침략군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하나로 뭉쳐 그들의 조국을 지켜낸다면 우리 인류의 미래는 얼마나 밝을 것일까?
'강대국이 약소국을 함부로 짓밟을 수 없다'는 ‘황금률’을 세우는 것이다. 다른 나라 국민들도 같은 상황이 닥치면 용기를 갖고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에서도 반전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만국의 국민이 단결하여 인류의 평화를 지켜내야 할 때다.
러시아가 승리한다고 러시아 국민들까지 승리하는 게 아니다. 승리는 재력,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돌아가고 국민들에겐 피의 희생만 따를 뿐이다.
평소에 가진 것 없이 서럽게 살던 사람들이 언제나 조국의 진정한 주인이다. 진실은 위기가 닥쳐야 드러난다.
빈손으로 돌아와 무엇을 먹고 살겠는가
은하수 십리나 되어 마셔도 남도다
- 조식,《덕산에 살 곳을 정하고》부분
시인은 독학으로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한평생 맑고 깨끗하게 살았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눈부신 활약을 한 홍의 장군 곽재우를 비롯한 수많은 의병장들이 그의 제자들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