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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거품이 터질 때

by 버베나


처음으로 불러본 바다는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



하얗게 물든 세상이

파란색 물결과 부딪혀

내 목소리를 덮친다.



메아리가 되어 돌아올 줄 알았는데,

바다는 투정을 받아줄 만큼

부드럽지 않았다.



뜬구름 잡는 마음,

눈이 부시게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이

너와 나의 기준점이 된다.



가짜 사랑과 하이볼로 머릿속을 채운다.

채운만큼 떠올리고

떠올린 만큼 너를 지워간다.



누군가를 떠올리고 바란다는 생각은

수면 위로 올라오다 터지는 거품을

지켜보는 것 같았다.



얼음이 잔을 차갑게

하이볼은 나를 뜨겁게

서로의 온도가 맞닿으면

모든 감정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언제나 그래왔듯

뻗어가던 손을 닿기 전에 멈추는 것

그게 너에게 용서를 구하는 방식



별이 가득한 밤보다 깊은 꿈속에서

나를 너에게 데려다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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