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단편적인 조각들을 하나씩 나열한다.
바닥에서 날갯짓 하는 먼지, 사람의 목소리를 돌다리처럼 건너내게 찾아온 기계음, 창문을 열면 느껴지는 차갑고도 미숙한 자제들이 서성인다.
눈으로 보이는 저 초록색이 본질적으로도 초록색일까?
가엾게도 부러져버린 나뭇가지는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바람에 화답하는 나머지
초록 물결들이 떠들기 시작했다.
산뜻하게 뿜어내는 잔물결들은 생명력이 깃들어있다. 영적이고 토속적인 분위기 속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들에게 시간을 부여하며.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두려움보다는 아늑함을 지녔다.
무력한 존재들에게 의미를 부여하며 스스로를 찾아헤매는 과정은 성숙하게 익어가는
가을의 낙엽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