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무

유리밖 작은 나무

by 기억나무

유리 너머로 갈색 푸들 한 마리가 바닥에서 수영이라도 하는 듯이 네 다리를 허우적거리면서 놀고 있었다.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의자 다리를 물어서 그 녀석 입에서 배어 나온 붉은 피가 의자 다리에서 흘러내렸다.

입에서 피가 나도록 의자 다리를 물다니 성질이 급하고 고약한 녀석이다.

뭐가 그렇게 좋아서 바닥에서 저런 모습으로 허우적 대면서 놀고 있을까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우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위아래로 흔든다.

의자에 앉아 있는 주인이 바라봐주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열심히 바닥 수영을 하고 있는 녀석의 모습이 재미있어서 웃으면서 보고 있었다.

보고 있으니 그 녀석의 모습이 유리 너머 나에게로 넘어와서 눈을 마주쳤다.

슬픈 그 녀석의 눈과 마주친 순간 난 더 이상 웃지 못했다.

얼굴이 붉어지고 눈동자에 뜨거운 물이 차올랐다.

그 갈색 푸들은 성질이 급한 것도 장난기가 넘치는 것도 아니었다.

스스로 몸을 일으키기도 힘든 병들고 늙은 노견이었다.

의자에 앉아있는 주인옆에 같이 앉아있고 싶어서 그렇게 온 힘을 다해서 바닥을 허우적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푸라기도 잡고 일어서고 싶어서 주인이 앉아있는 의자 다리를 피가 나도록 물었던 것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주인 곁에 앉아 있을 수 없으니 서글퍼서 울었던 것이다.

주인은 뒤늦게 자신의 노견이 필사적인 몸짓으로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을 발견했다.

조심스럽고 다정한 손길로 노견을 일으켜주자 갈색 푸들은 주인 곁에 앉았다.

불안전한 자세로 앉아서 불안해 보였지만 젊은 주인의 다리에 몸을 기대어 있는 노견은 편안해 보였다.

검은 머리의 주인이 갈색이 옅어져 희끗해진 털의 노견 귀를 만지작 거려주자 눈을 감고 깊은숨을 쉬는 것처럼 보였다.

평온해진 갈색 푸들 노견에게 들리지 않는 사과를 한참을 했다.

미안해... 미안해...

그렇게 여러 번 사과를 하고 있을 때 노견과 다시 눈이 마주쳤다.

여전히 슬퍼 보이는 눈이었지만 편안해 보이는 얼굴로 물끄러미 시선을 주다가 다시 주인의 다리에 얼굴을 기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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