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by 빛해랑

얼어붙은 듯 고요한 겨울밤이다. 빈 가지만 남은 나무도 숨 죽인다.

가로등 불빛 아래 싸락눈만이 흘러가는 시간을 말해준다.

먼지 같은 눈송이처럼 스멀거리는 불안의 조각들.


눈에 들어간 티끌 하나가 눈앞을 가리듯, 작은 불안에 세상이 멈춘 듯 아득해진다.


나, 이토록 약한 존재인가.

맨몸으로 겨울 찬 바람을 맞는 나무. 차가운 이불 아래 세상이 숨 막히게 고요해도, 어둡고 찬 시간을 묵묵히 흘려보낸다.

겨울, 눈, 바람, 나무는 생각하지 않는다. 온몸으로 받아들일 뿐.

불안은 애써 이겨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함께 가는 것이다.

그렇게 나무는 이미 뜨거운 봄을 품고 있기에.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