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가... 얼마 안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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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이들의 성장과 염색하지 않으면 흰머리가 절반인, 우리의 시간은 마하의 속도(Mach speed)로 지나가 버렸다. 마음은 청춘인데, 몸은 진실을 말한다.
오늘은 남편 병원 가는 날!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 그래서 이곳저곳 다니는 병원도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밥보다 시간 맞춰 챙겨 먹어야 하는 약이 더 많다. 약만 먹어도 하루 종일 배부를 듯하다.
약 먹기가 지겹다는 소리를 가끔 혼자만의 탄식처럼 읊조릴 때면 마음이 짠하다. 내가 대신 다 먹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와중에도 이 사람!
매일 웃기는 깨알 같은 유머와, 힘든 업무 짬짬이에도 쇼핑을 게을리하지 않는 맥시멀리스트 쇼퍼다.(요런 아이디어로 만들면 좋겠다 하고 찾아보면, 실제로 판매되는 상품이 있단다. 이런 때 쇼핑의 기쁨을 감출 수 없다는 이상한 덕후)
가황 이승철의 대표곡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곡을 들으면서, 지난날을 곱씹어 본다.
왜 이 사람과 결혼했을까... 생각 끝에 아마도 그의 '온화한 말씨'가 아니었을까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 온화함은 30여 년(연애포함) 지난 시점에도 한결같다.
그래서였는지... 지난 세월 우리 주변에 많은 풍파가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헤쳐왔다.
가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에 치여 나이 들수록 남는 것은 몸 아픔뿐이라, 여행다운 여행대신 병원 투어가 일상인 그의 삶이 항상 마음 짠했다.
오늘도 30년 다져진 전우애에 빛나는 우리는 함께, 병원 투어 중이다.
이 과정이 아프지 않게, 외롭지 않게 동행한다. 가다가 쓸데없는 우스개 소리도 하고, 예쁜 건물 앞에 한참 서서 구경도 하고, 아픈 진료가 끝나 울적해하면 주변 맛집 가서 보양도 하고, 오가며 구운 밤이랑, 옥수수도 사 먹으며, 의사쌤의 일신상의 변화에 대해 꽁시랑 꽁시랑 수다도 떨고...
일상의 삶이 여행일 수 있도록.
내일모레면 60줄에 넘어서는데도, 잘 때면 아기 공룡 둘리 인형을 찾아다가 꼭 안고 자는 이 사람!
아프지 말고, 얼른 빨리 나아서 먹는 약보다, 음식이 더 많길 두 손 모아 기도해 본다.
내 마음의 태평양!
나는 당신과 한 시대를 살 수 있어서 참 행운이었다고 생각해.
우리 이제 많이 놀러 다니자.
아픔에 지지 말고,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