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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승리하는 , 스승

by 윤해


2024.09.05


뇌정보적 삶과 유전정보적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아버지라고 하는 하늘의 기운과 어머니라고 하는 땅의 기운 그리고 시절운이라고 하는 세상의 기운을 입고 인연에 따라 지금 여기에 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생모육지은(父生母育之恩)을 입고 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하여 아버지의 정자가 어머니의 난자를 찾아가는 생명의 출발은 죽기 살기로 달려온 1등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수정란이 수란관을 통해 난할을 거듭하며 자궁에 이르면 착상이 되고 임신이 되면서 시작된다.


양수 안에서 열 달 동안 우리 몸을 만들고 세상에 나온 우리는 이미 스스로 이겨내고 승리한 스승의 경험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이다. 즉 유전정보적 관점에서는 모든 것을 가지고 세상에 온 우리가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로 이 세상에 내동댕이쳐진 것이다.


이때부터 우리는 유전정보적으로 스스로 승리한 경험을 뒤로하고 오로지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 여백의 뇌를 최대한 활용하여 무엇이든지 배우기 위해 에너지의 20% 이상을 1600그램에 불과한 뇌로 보내면서 세상이라는 연극무대에서 주인공으로 데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며 혼신의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기 위하여 배우기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본격적으로 뇌정보적 삶으로 내몰린 우리에게 있어 오로지 관심사는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좋아 보이는 배역과 자리로 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것만이 인생에서 살아남는 지름길이라 굳게 믿고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눈에 보이는 대로 귀에 들리는 대로 보고 듣고 배우고 익히는 학습의 단계로 깊숙이 진입한다.


이러한 뇌정보적 삶은 필연적으로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경쟁에서 승리한 자와 패배한 자를 나누며 승리한 자에게는 우월감을 패배한 자에게는 열등감을 심어주며 뇌정보적 경쟁사회의 삶을 기정사실화 하고 고착화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뇌정보적 삶으로만 살아가면 우월감을 가진 승리자도 열등감을 가진 패배자도 허무라고 하는 깊숙한 내면에서 들려오는 마음의 소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혹자는 이 단계에서 더욱더 가열차게 뇌정보적 삶에 집착하여 배움의 길로 달려가기도 하고 혹자는 내면의 소리를 가만히 듣고 그 마음의 소리를 지도 삼아 깨달음의 길로 접어드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깨달음은 대단한 것이 아니고 세상에서 살기 위해 잠깐 뒤로 하고 미루어 두었던 내가 내 몸을 만들고 스스로 승리한 스승의 기억을 되찾는 결심이며 뇌정보적으로 기울어져 있는 삶을 유전정보적 삶을 찾아 서로 균형을 맞추고 보폭을 나란히 하면서 마치 양 날개, 즉 양익을 함께 저으며 하늘과 땅사이 새가 되어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자유로움에 비유된다.


배움을 끊어라, 근심 걱정이 없을지니(絶學無憂), 노자의 말씀처럼 세상이라는 무대에 서기 위하여 배우가 되기 위해 배우는 배움을 끊고 근심 걱정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 스스로 아버지를 선택하고 어머니에게 달려가 내 몸을 만들고 키운 스스로 승리해 본 스승의 경험을 되살리지 않고 세상을 만나 세상에 취해 세상이라는 무대의 배우로서 배우는 역할만 거듭하다가는 근심과 걱정이 그치지 않는다는 우리 인생에서 스스로 승리하라는 스승 노자의 절절한 말씀이 절학무우(絶學無憂)라는 노자 20장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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