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단숨에 몰아쳐 해냄이라는 의미와 글의 기세가 유려하고 유창하여 앞뒤 빈틈이 없이 완성된 문장을 일컫기도 하는 사자성어가 일기가성一氣呵成이다.
달구었을 때 때려야 하고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함에도 준비되어 있지 않거나 우물쭈물하는 사이 기회는 날아가고 담금질해야 하는 쇠는 식는 것이다. 나나 나라나 실수 중에 가장 뼈아픈 실수가 실기하는 실수임은 오직 공간 정도를 찾아가고 인식하는 인간의 태생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대목이며 결국 시간은 공간이라는 운에 맡겨진 겜블링과 같은 운칠복삼의 영역이라는 자조 섞인 탄식이 인간사를 관통하는 것이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처럼 공간을 사는 인간이 시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단숨에 몰아치면서 시간을 의식할 틈을 주지 않는 방법에 재미를 보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우리들 인간사에서는 비일비재하다.
알렉산더가 단칼에 자른 고르디우스의 매듭과, 콜럼버스가 탁자 위에 달걀을 깨면서 세운 콜럼버스의 달걀이 일기가성一氣呵成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인류가 여기까지 오게 된 모든 것에서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숨어 있었고 이 시간의 한계는 유한한 생명이라고 하는 우리의 원시세포가 원시바다에서 미토콘드리아를 집어삼키면서 시작되었고 이렇게 시작된 생명의 진화에서 우리는 더 이상 우물쭈물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가장 주저하지 않고 가장 과감했던 우리 인류가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오른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
2011년 1월 1일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성장이라는 국운융성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선진국의 문턱을 단숨에 넘어가야 한다고 밝히는 일기가성(一氣呵成)을 언급하였다. 1월 21일 아덴만 여명 작전을 통해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대한민국 선박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2월 21일 저축은행에 대한 뱅크런사태가 이어졌다. 3월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규모 9.1의 역사상 최악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도쿄 일대의 휴대폰 통신이 마비되고, 지하철·항만·공항·철도 등이 죄다 폐쇄되었으며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일본 전역에 해일정보(대해일경보, 해일경보, 해일주의보, 해일예보)가 발령되었다. 3월 12일 매우 강렬한 지진에 이어서 그 와중에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하기에 이른다. 3월 13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1기의 노심용융발생이 공식 확인되었다. 이날 저녁, 규슈섬에서 화산이 1달여 만에 다시 폭발해, 해발 4,000m 상공까지 화산재가 치솟았다.
5월 2일 버락 후세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 라덴을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쪽의 한 작은 도시에서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빈 라덴의 시신은 아라비아해 북부 해역에 수장되었다고. 알 카에다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7월 6일 IOC에서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평창군을 63표의 몰표로 최종 선정되었다. 독일 뮌헨을 38표 차로 꺾은 압승이었다. 7월 27일 수도권에서 최악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비 때문에 지반이 약해져서 우면산 산사태를 포함하여 산사태가 다수 발생하였다. 또한,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봉사활동을 간 인하대 학생들이 매몰되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13명이 숨지고 2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 관악구 등에 집중호우가 쏟아져서 대규모의 침수와 피해가 발생했다. 8월 27일~9월 4일 대한민국 대구광역시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개최되었다.
11월 22일 대한민국과 미국 간의 자유무역협정(한미 FTA)에 대한 비준 동의안이 한나라당에 의해 강행처리 되었다. 12월 17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심근경색으로 열차 안에서 급사하였다. 그와 동시에 김정은이 수령의 자리에 올랐다.
2011년은 일본대지진의 참혹한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 가를 보여준 한 해였으며 응력이 농축되어 폭발했을 때 분출되는 자연의 에너지가 몰고 온 쓰나미 앞에서 성냥갑 같이 부서지는 원자력 발전소를 비롯한 인공구조물을 보면서 세상의 원리에 기대어 하루하루 살던 인간이 거대한 자연의 섭리 앞에서 일기가성一氣呵成을 외쳐본들 그것은 세상의 문명을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가상세계에서만 통용되는 원리일 뿐 일시무시한 자연의 섭리 앞에서는 그저 조족지혈이요 부처님 손바닥 위를 종횡무진 날아다니는 손오공에 지나지 않음을 새삼 느껴본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