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자락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것들이
벌써 가을 냄새를 맡는다
제철을 만난 듯 멀리 있는 옛것들도
가을 첫비를 따라
무더기로 내려온다
가을은 또 다른 나와 만나는 계절
찬 공기 좋은 밤, 생각 많은 밤
그리워 사무칠까 봐 후회돼 못 살까 봐
마음 단단히 먹고
깊어가는 가을을 살라며
때맞춰 첫비가 내린다
(사진 이윤성 @yoonseunglee)
인생의 어느 한때, 한 시절은 제법 멋지게 잘 살 수 있지만 평생을 잘 살기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 살아지지 않을 때의 우리를 응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