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관전
둘이 마주 앉아
하나는 알고
하나는 모르는 얘기를
저리도 오래 합니다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말을 자꾸 하다 말고 다시 넣으니
시간만 멋대로 흐릅니다
눈치도 없이 흘러나오는
빠르고 경쾌한 노랫소리
그 사이로 함께한 날들이 자꾸 끼어들어
둘 사이 망설임은 점점 길어집니다
가까이 바다가 있고 멀리 하늘 끝이 보여
속 시원할 줄 알았는데
어느새 어두워진 창에
둘을 관전하러 애달픈 달이 내려옵니다
아마 그날
우리 둘은
저기 저 자리에서
앉은 채로 이별을 했을 겁니다
(사진 이윤성 @yoonseung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