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야기
탄광촌에서 아직 탄이 나올 때
그러니까 지금처럼 깨끗한 도시가 되기 전에
다시 말해 내가 일곱 살 아주 어렸을 때
검고 좁은 냇물을 건너다 발을 헛디뎌
사정없이 떠내려간 적이 있어요
그때 냇가에 쪼그려 담배를 피던 아저씨가
그러니까 리어카에 채소를 떼다 팔던 아저씨가
다시 말해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날따라 일 나가기 싫어 바람 쐬러 나왔다가
기적처럼 아이를 구한 적이 있어요
이런 경험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을 테니
더는 캘 탄이 없어 광산이 텅 빈 것처럼
몸의 뼈와 근육이 서서히 마르고 다 빠지도록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은
그날 같은 그 기막힌 운명을 믿었기 때문이에요
누가 알았겠어요 아저씨가 아이를 구하고
탄광촌이 카지노와 시원한 동굴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찾는 관광지가 될 줄을
그때는 생각조차 할 수 없던 일들이
지나고 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일어나지요
그러니 운명을 믿는다는 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것을 믿는 거에요
그날 아저씨는 나를 구하고 이런 말을 했대요
얘야 넌 오늘을 기억할 거야 기억은 언제나
자신의 몫이니 어떻게 기억하느냐 그게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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