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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상 May 27. 2023

아버지가 그러던데

아버지가 그러던데

    

아버지가 그러던데

효도관광 같은 거 생각도 말래

쓸데없이 돈 쓰지 말고 대신 아프지 말래


그런 아버지 때문에 울지도 웃지도 못

아버지와 맞서 싸울 힘이 없어서야

뒤가 안 맞는 아버지의 말이

시간이 지나면 신기하게도 들어거든

그때마다 화가 났어,

그래서 집을 떠난 거야     


아버지가 그러던

상처가 생고 깊어고 아물지 않을 거래

럴 땐 생각을 멈추고 따뜻한 곳에서 잠을 청하래


그런 아버지의 안부를 묻지 않은 건

몸의 피가 언제나 뜨겁게 나를 감싸 흘러

멀어질수록 더 가까워지는

아버지의 향수 때문이야

이상했어, 어느 날부턴가 기침

아버지의 음성이 붙어 있는 거야


아버지가 그러던데

늦은 건 아무것도 없 정말 그렇

아들도 알아보지 못하면서 반갑다고 그래

 

그런 아버지가 말하던 고비란

몇 차례 넘긴 후에 난 돌아왔어

읽던 책을 덮고 잠든 아버지의 얼굴을 봐

깊게 패인 주름에 남은 이야기가 적혀 있어

속상어, 세상의 모든 언어 어버린 

아버지와 미치도록 대화하고 싶었어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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