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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상 Jun 25. 2023

나는 가끔 일요일 회사에 간다

는 가끔 일요일 회사에 간다


야구모자에 찢어진 청바지 면티 한장

나는 가끔 일요일 회사에 간다


텅 빈 사무실에 들어서면 

렁하던 공기 이내 팽창을 서두르고,

일주일 내목을 옥죄던 공간 속으로

경쾌한 휘파람을 밀어넣는다


무슨 일이든 해야 하는 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짜릿함,

일요일 회사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

나만의 서재, 나만의 카페, 나만의 놀이터


맨발 차림으로 회사 카우치에 누워

가져온 책을 읽거나 낮잠을 즐기며 

고단함과 부대낌으로 가득한 공간

느긋하게 정화한다


어리석은 내가 내일도 잘 버틸 수 있게

회사를 채우고 있는 모든 책상과

컴퓨터와 파티션에게

선심을 베풀어달라 간청한다


되는대로 귀가하는 나는 일요일 회사에 간다

산보하듯 그냥 놀러간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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