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렇게 디자인할 수 있을까

by rio


사실 수많은 상담을 거쳐 궁극적으로 계약까지 나아간 분들에 한하여 디자인 작업이 들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물론 계약 전 서비스의 개념으로 도면이나 3D시안을 드릴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결코 흔하지 않을뿐더러 모든 이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일반인의 역량으로는 한계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만큼 정해져 있는 기간 내 진행하기로 결정된 소수의 프로젝트에는 힘을 쏟을 수 있다.

아니 쏟아야만 한다.

(주거 인테리어 디자인을 기준으로..)

가족마다의 행동 패턴이 다르고

가족 구성원의 구성도 모두가 다르고

구성원 내에서도 서로가 다른 삶을 살아갈뿐더러

예산도 다르며

원하는 가구 및 가전도 제각각이다.

그리는 미래도 모두가 다르고

과거의 이력이 오늘의 우리를 붙잡는 안타까운 경우도 존재한다.


이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고, 그렇기에 우리는 디자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는 존재를 연민해야 하고, 이해해야 하며, 받아들여야 한다.

요즘 말하는 MBTI의 T적인 모먼트를 받는 게 아닌 F의 모먼트로서 서비스를 받고 싶기에

사람들은 전문적인 디자인 업체에 '내' 공간을 맡기는 것이다.


간혹 너무나 비즈니스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분들도 계시는 경우가 있다.


'이 업도 서비스업이라 모든 사람들에게 감정을 쏟으면 오래 못해.'

'매일 마주치는 회사 동료도 아니고, 적당선에서 귀결 짓는 게 좋아.'


단언하는데, 디자인의 업을 그만두셔야 할 분들임이 틀림없다.

디자이너는 (인테리어뿐만이 아니라 어떤 분야던지) 민원을 접수해 주시는 상담원도

매일 다른 손님과 길어야 1분 마주치는 편의점 캐셔도

모든 메뉴를 만들 줄 알아야 하는 카페 아르바이트생 혹은 바리스타분들도 아니다.

물론 각자의 서비스업에서 '단골'의 개념이 붙는 직종에는 예외가 붙지만 이름처럼 '단골'이다.

결국 단골도 관리의 중요성이 동반되는 건 마찬가지다.


평생에 1,2번 정도 있을만한 이벤트성 프로젝트인 인테리어는 그 궤가 아예 다름을 인지하여야만 한다.

그렇기에 AI가 물들여지고, 다양한 대기업에서 중개업체를 만들면서까지 장악하려 하는 인테리어 시장에서

지인 소개의 힘은 아직까지도 엄청난 힘을 지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디자인의 실력은 몇 번의 경험과 인사이트 서칭 및 관찰을 수행하다 보면 일반인도 디자이너만큼이나

따라 할 수 있다. 물론 감각의 재능적인 영역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영역이 필요한 범위는

수 백, 수 천평의 수 억, 수 십억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에 적용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 일반적인 삶을 사는

우리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때문에 더욱 필요한 디자이너의 역량이 바로 이해와 고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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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 고민해 보았나?


이 디자인업이 무르익는 3~5년 정도의 시기에 소위 말하는 현타가 오는 케이스가 흔하다.

너무 남에게 빠져있다 보니 막상 '나'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있게 되며, 방황을 하기 시작한다.

일의 속도도 느려지고, 이직을 생각하게 되며, SNS에는 '나'를 찾는 여행 알고리즘이 주를 이루기 시작하고

자기 계발서를 찾아서 읽어보려다가도 어차피 이렇게 해서 뭐 하나라는 딜레마에 빠지게 돼버린다.




고민하지 마요. 뒤돌아보지도 말고요.

혼자만의 시간을 갖겠다고 주변을 버리지도 말아요. 차라리 정말 친한 친구와 맛있는 한 끼를 하며 사담을 나누세요. 날 디자인하는 방법은 나의 충족감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아는데부터 시작해야 해요.

차라리 일단 하세요. 그냥 해요 디자인. 내 바로 앞에 있는 클라이언트가 인정해 주는 디자이너가 되세요.

거기서부터 시작이에요 날 디자인하는 건. 디자이너로서 난 어떤 방향과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

'나'는 어디에 있냐고요? 내 앞에 있어요. 디자이너로서 사람 대 사람으로 미팅하고, 디자인을 하다 보면

나만의 스킬과 감도, 결과물이 나올 거예요.

그게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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