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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경 Oct 30. 2023

의료진과의 갈등:방사선 치료 꼭 해야만 할까요?(5)

   

퇴원 며칠 전, 담당 레지는 그날도 항암치료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미친년의 순서도 물론 했다. 그러다 갑자기,

환자분 방사선 치료는 하실 거지요?”라며 신중하게 물었다.     


그때 당시 내가 찾아본 자료에서는 방사선 치료는 필수처럼 말하고 있었다. 항암치료보다 부작용도 적고 별문제 없으면 나도 방사선 치료는 하려고 했었다.


“네. 방사선은 하려고요.”라고 대답하자, 레지는

“그러면 내일 예약 잡을 테니깐, 부르면 다녀오세요.”라며 확답을 받고 병실을 나갔다.     




다음날, 방사선 과에서 내려오라는 호출이 왔다. 방사선 과에 도착하자, 여러 환자가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환자들의 대화 내용을 들으면서 유방암 환자들의 고통을 또 한 번 실감하는 순간,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방사선과 간호사에게 주의 사항을 먼저 듣기 위해 진료실로 갔다.     


방사선과 간호사는 여러 장의 서류를 들고 와 내 맞은편에 앉았다. 서류를 나에게 보여주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환자분! 환자분은 왼쪽 가슴을 수술하셨기 때문에, 왼쪽 가슴에 방사선 치료를 하실 겁니다.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말씀드리면, 우선 왼쪽 가슴 아래 폐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폐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혹시나 방사선 치료가 끝나고 몇 개월 후, 기침하거나 폐가 아프면 감기약을 드시지 마시고 유방외과로 오세요. 그러면 약을 처방해 드릴 거예요. 시기 놓치지 않게 바로 오시면 치료할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목 임파선으로 가끔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서 임파선암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는 5% 정도로 아주 적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말씀드리는 거예요. 다 이해하셨으면 서류에 사인해 주세요.”라고 빠르게 로봇이 말하듯 설명하고, 서류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선생님! 잠깐만요. 지금 말씀이 너무 빠르셔서 제가 이해가 잘되지 않았는데, 다시 한번만 천천히 설명해 주시겠어요?”라고 정중히 다시 요청하자, 처음보다는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나는 하나하나 궁금증을 확인하듯이 물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방사선의 부작용이 목 임파선암이나 폐암으로 올 수 있다는 거지요?”라고 말하자,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어요. 하지만, 주의 사항이라 말씀드리는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웃으면서 서류를 내밀며 사인을 독촉했다. 나는 사인은 해주었다.     




사인 후, 많은 생각이 머리에서 교차 되는 시간이었다. ‘이거 뭐지? 내가 마흔네 살에 유방암이 걸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거든. 44살에 유방암 걸릴 확률도 희박했거든하지만나에게 오면 100%인 건데. 그래서 나는 아주 적은 확률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유방암 환자란 말이야. 그렇다면, 방사선 치료하다 임파선암이나 폐암에 걸릴 확률이 5%라고 하지만내가 걸리면 100%잖아. 그러면, 유방암으로 죽으나폐암으로 죽으나임파선암으로 죽으나 무슨 차이가 있지방사선 치료한다고 괜한 고생만 하는 거 아니야? 다시 생각해 봐야겠는데.’라는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방사선과 의사 선생님이 부른다며 진료실로 들어오라고 했다.   

  



“방사선과 의사 선생님이 따로 있나요?”라며 물어보았다. 그러자 간호사는 그렇다고 하면서 나를 다른 방으로 데리고 갔다.

      

여의사 선생님이 계셨다. 나에게 침대에 누우라고 했다. 침대에 눕자, 간호사가 가슴을 선생님께 보여드렸다. 그러자 여의사는 수술한 가슴을 손으로 주물럭주물럭 누르고 비틀었다. 나는 


--. 아파요그만 하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간호사 한 명을 더 불러 두 간호사가 나를 못 움직이게 양쪽에서 내 팔과 다리를 잡는 것이었다. 나는,


아프다니까요그만 하세요뭐 하는 거예요?”라며 더욱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의사는 만지던 손을 멈추면서,

“이리로 오세요.”라고 말하면서 자리로 갔다.


“환자분 수술 자리 예후가 아주 좋아요. 수술도 잘되었고 잘 회복되고 있어요. 걱정 안 하셔도 괜찮아요.”라고 말하면서 나를 진정시키고 있었다. 나는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의사만 쳐다보고 있었다.


                                                                                                                                  -계속 


20231027






https://inkyung10.upaper.kr/content/1166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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