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진을 올린 날
이틀 뒤 첫눈이 나렸다
퇴근길 자동차 유리 위 첫눈을 털어내며
나는 당신의 이름을 사랑한 것은 아닐까
까맣게 잊힌 얼굴을 대신한 건
그대의 이름이었다
나는 당신의 이름을 겹겹이 두르고
봄의 바람과, 여름의 소나기와, 가을의 쓸쓸함을 피해왔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사무치는 날엔
당신의 이름에 첫사랑의 스카프를 씌우고
하염없이 과거를 걸어 들어가곤 했다
당신이 사진을 보내온 날
나는 지난봄과 여름과 가을을 거쳐
겨울의 한가운데 섰는 것을 느낀다
시린 손을 녹이며
당신의 이름이 당신의 얼굴만 못하다 느낀다
그대의 이름을 풀어 던지고 당신의 얼굴에
시린 나를 파뭏는다
덩그란 이름이 서러웁게 떨며
지난봄과 여름과 가을로 떠나간다
당신이 사진을 올리운 날
그리고 이틀 뒤 첫눈이 내렸다
당신의 얼굴이 하얗게 내리는데
어쩐지 당신을 펑펑 맞을 수 없다
방금 전 서러웁게 떠나간 그 오랜 이름이 가엾어서
나는 당신의 이름을 사랑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