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잡풀처럼 깎이고

by 긴오이

매미 소리가 힘이 빠질 때쯤

나는 사무실 창밖을 보고 있었는데

지난 유월이 생각났다

지난 유월에 나는

많은 것들을 주머니 속에서 움켜쥐었는데

거기엔

따뜻하게 데워진 바위 위에

수영한 몸을 뉘거나

모닥불에 감자 몇 알을 던져 넣거나

혹은 달빛 아래 느슨히

밤 메기를 낚거나

하는 것들이 들어 있었다

밤별을 올려다보거나

별을 따듯 처음으로 너와 옥수수를 따거나

그 옥수수알을 꼭 닮은 자갈들과

등아픈 노지캠핑을 하거나

하는 것들도 들어 있었다

그런 여름들을 가득 쥐고 있었는데

꽃 양산을 돌리며

그 즐거움과 기대들은

다 어디로 새어나갔는지

매미들도 힘이 빠지고

무성했던 여름은

잡풀처럼 깎여 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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