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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캅 황미옥 Sep 08. 2023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의 삶은 앞으로 나아간다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 일어나서 2시간가량 책 쓰기 과제 수정하고 헬스장에 다녀왔습니다. 35분가량 러닝머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은 6:50. 남편이 출근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저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출근 시간 전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책 쓰기 과제에 집중하는 것일까요? 저에게는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쓸 책의 독자를 생각하면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책을 쓰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와 아닐 때의 하루는 어땠을까요? 읽고 쓰는 삶이 하루에 있었지만 간절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독서를 할 때 밑줄을 긋고 와닿는 부위는 귀접이를 하고, 접어둔 것들 중에서 간추려서 글쓰기도 해봅니다. 저의 독서법처럼 독자가 저의 책을 정독한다고 생각하면 제가 게을러질 수가 없더라고요. 예설이가 아픈 것은 저의 변명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단지 제가 게을러서 못한다는 것밖에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제 예설이 치료가 완전유지 치료에 들어왔고,  예설이는 점점 일상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하고 있기에 저의 목표 또한 점점 더 구체적으로 갈망하고 실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헬스장에서 운동하는데 티브이를 시청했습니다. 오은영 박사님이 9월 초에 출현하셨던 금쪽이의 핵심 부분만 봤습니다. 자폐의 증상은 세 가지가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반복, 절차, 집착. 손뼉을 계속 친다던지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있거나 절차를 꼭 지켜야 하고 꼭 앞자리에 앉으려는 것처럼 집착이 있다고 합니다. 아이의 엄마 아빠는 방송에 출현하시고서야 아들이 자폐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셨고 받아들이고 계십니다. 자폐증상이 있는 아이의 누나와 오은영 박사님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었는데 듣는 내내 예빈이가 생각났습니다. 동생 챙겨주는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언니는 엄마 아빠에게 자신은 안 챙겨도 되니까 엄마 아빠는 행복하게 살으라는 말을 했었는데 오은영 박사님은 누나에게 동생을 돌보는 방법은 "너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는 아들이 자폐가 있다고 해서 지나치게 미안한 마음을 갖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오은영 박사님이 해주신 말씀을 저희 가정에 대입해 봤습니다.


"예설이 엄마 아빠, 예설이가 백혈병 진단받았다고 해서 지나치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마치 저에게 이렇게 말해주시는 것처럼 느껴졌답니다.

분명하고 명확하게 말해주는 힘이 느껴집니다.


저는 지구대 관리반 일을 합니다. 관리반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 일이 엄마라는 역할과 닮아 있다는 것입니다. 엄마의 역할은 잘 티가 나지 않습니다. 집안 청소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들을 보살피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 존재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엄마라는 존재가 사라지면 그 공백은 크게 와닿습니다. 빈자리가 너무나 커서 불편하게 느낍니다. 관리반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순찰팀의 손과 발이 되어줍니다. 순찰차 장비가 고장 나면 즉시 고치고, 지구대에 있는 프린트기나 무엇이 이상이 생겨도 즉각 해결해야만 합니다. 타 부서에서 요청하는 것들을 4개 팀에 나눠져 있는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취합하는 일을 합니다. 관리반 일도 드러나지 않게 순찰팀 곁에서 하는 일이 많다 보니 티 나지 않는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없으면 불편합니다. 평소 관리반에서 해결해 주던 일은 주말에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반면에 없어서 편한 것도 있습니다. 관리반이 순찰팀의 도움을 요청할 때가 많은데 주말에는 요청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경찰서에 있는 다른 부서에 직원들도 쉽니다.

 

2016년 지구대 순찰팀에서 근무하면서 쓴 글을 모아서 책을 냈던 적이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관리반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들에 대한 글도 써보고 싶습니다. 예전에 관리반 10 계명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다른 부서에서 3년 가까이 근무하고 지구대 관리반으로 왔기에  이 업무에 대해 적응해 가는 중입니다. 관리반 일을 하면서 이 직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이어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출근해서 1시간 안에 그날 제일 중요한 일을 우선순위로 정해서 먼저 해버리는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관리반으로서  가질 수 있는 목표가 좀 더 구체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주어진 일을 하는 삶에서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관리반도 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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