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을 추억하며 쓰다
그해 겨울은 붕어빵이었다. 어느날 버스에서 내리니 붕어빵차가 있었다. 너무 오랜만이라 반가워서 사봤다. 가격도 시내 호떡집 호떡값의 반도 안 되었다. 한 입 베어물고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원래 팥도 단것도 안 좋아해서 하나 이상 안 먹는데 그날은 커피를 끓여 저녁으로 먹었다. 다음날 붕어빵차가 없기에 딴 데로 가버렸나 안타까웠는데 이틀 후에 다시 나타났다. 물어보니 목요일과 일요일에만 온다고 했다.
목요일 저녁은 붕어빵이 되었다. 퇴근하며 사들고 들어가 옷도 안 갈아입고 커피부터 끓였다. 가끔 팥을 남기기도 했는데 한눈파는 사이 강아지가 낼름 주워먹기도 했다.
절기상으로만 봄이던 어느날 목요일 붕어빵차는 보이지 않았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았던 걸까.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 마음이 붕어빵 온기가 달래주지 못할 만큼 커져버렸나. 입춘이 지나고도 바람은 매섭기만 해 까닭없이 조급한 날들이었다.
언제 왔던 걸까. 그렇게 기다렸던 봄이 조금도 기억나지 않는다. 흔적 하나 없던 붕어빵차만 그해 겨울의 얼굴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