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가 사라졌다

곤포 사일리지 들판에서 쓰다

by 시린

어제 까만 포장 곤포 사일리지를 봤다.

하얗게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똑 닮아서 마시멜로라고 했는데, 이래서야 전혀 마시멜로 같지 않다.


밤사이, 참여했던 펀딩이 실패로 끝났다. 응원했는데. 내가 현재 모은 금액이 목표액이었다. 내 프로젝트와 함께 매일 들여다보았다. 감질나게 늘어나는 후원에 마음 졸이며. 79%에서 숫자가 멈췄다. 프로젝트는 종료되었다.


목표액은 적었다. 출판금액에 한참 못미치는 숫자였다. 놀라운 건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는 거다. 실패하고, 또 실패했지만 다시 도전했다. 책 자체가 맘에 들어 후원했지만, 사연에 뭉클했다. 숨죽여 지켜보게 되었다. 어느새 주먹을 쥐고 응원하고 있었다. 마침 펀딩을 준비하던 때라 감정이입이 되었을 테다.


허접한 아이템으로 몇 천쯤 가볍게 모으기도 하더만, 어느날 그의 푸념을 엿들었다. 나도 모르겠다. 대중의 관심과 선호. 나는 책이나 식당을 추천하지 않는다. 좋은 책을 추천하면 재미없다는 원망을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식당은 자꾸 문을 닫았다. 추천은 받는 사람의 취향에 들어맞아야지, 자기가 좋아하는 걸 드는 게 아니었다. 내 취향은 인기와는 거리가 머니까. 나 빼고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곤포 사일리지가 흩어져 있는 들판을 좋아해. 마시멜로가 둥둥 떠 있는 거 같잖아. 폭신한 마시멜로가 떠 있는 달콤한 코코아. 그런 세상이면 재밌을 거 같잖아.


한데 까만색이 되어버렸다. 왜지? 눈에 띄지 않게 하려고? 때가 티 안 나게 하려고? 그게 더 만들기 편해서? 아아 이래선 전혀 폭신하고 달콤해 보이지 않잖아. 좋아하는 풍경 하나가 줄었다. 입안이 쓰다. 코코아를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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