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키우는 달 - 류경일> 동시를 읽고서
내가 키우는 달
<류경일>
나는 달을 키우고 있다.
지난 겨울밤 동장군이 난리 칠 때
학원 다녀오는 내 뒤를 따라
내 방까지 들어와 버린 초승달을
엄마 허락도 없이 몰래 키우고 있다
먹이도 목줄도 필요 없고
"월월" 짖지도 않는다
얌전히 내 눈빛만 먹고 살아서
하늘에 풀어놓고 키워도 걱정 없다
어두운 밤길 나서면
나만 졸졸 따라다니는 달
초승달, 상현달, 보름달
자라는 모습만 보아도
키우는 맛이 달달한 달
추운 오늘 밤에는 달달달달
떨고 있는 야윈 그믐달에게
따스한 눈길을 보내주었다
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