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의 형태는 다양하다. 가장 클래식하게는 실물로 주고받는 선물이나 편지의 형태가 있고, 용기가 있는 자라면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요’ 라며 직접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당신을 좋아한다, 당신이 궁금하다는 말 한마디가 심장을 뛰게 만들지만 어떤 이에게는(나 같은) 심장을 부여잡으며 얼게 만들기도 한다. 텍스트도 아닌 직접 대면하여 무방비 상태에서 이 말을 듣는 다면 잠시 일시정지를 시키고 싶다. 그 말 도로 집어넣어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고!
요즘처럼 sns가 발달한 시대에서는 팔로우 신청이나 게시물에 있는 하트의 채움으로써 관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유명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들의 계정을 들어가 보면 그들의 게시물에는 수많은 좋아요 하트가 눌려있다. 하트수만큼 그들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아도 손가락 하나로, 클릭 한 번이면 상대에게 관심을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라니.
손가락 하나라는 표현이 자칫하면 좋아요를 남발하는 가벼운 마음이라 치부할 수 있지만 때로는 클릭 한 번에 몇 시간을 소요할 정도로 손가락에 온 마음이 실리는 진중한 순간도 있다. 학창 시절 짝사랑을 막 시작한 간질간질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쉬는 시간마다 짝사랑 상대의 반 앞을 서성거렸던 적이 있다. 아직 싸이월드가 활성화되기 전이라 몰래 파도 타서 들어가 볼 수도 없어 학교에 있는 시간 동안은 조금이라도 더 얼굴을 보기 위해 발이 바쁠 수밖에 없었다. 그 시절에 만약 인스타그램이 있었다면 마음껏 좋아요를 누를 수 있었을까. 행여나 내 방문기록이 남을까 봐 계정을 클릭하는 것조차 몇 날 며칠을 고민했을 것이다. 손가락 한 번 까딱하면 끝나는 일인데 내 마음속의 수많은 걱정이들이 손가락 하나에 모두가 몰려들어 잡아당기는 바람에 누르지 못했을 것이다.
어른이 된 지금 나의 존재감 정도는 어필할 작은 용기가 제 목소리를 내며 걱정이들을 달랜다. 손가락에 몰려드는 걱정이들을 겨우 설득시키고 나서야 좋아요를 누른다. 얘들아, 고작 좋아요 하나 누르는 거란다! 댓글을 남기는 것도 아니고 좋아요의 하트를 채웠을 뿐이다. 그럼에도 화면 너머의 나는 직접 편지라도 건넨 마냥 가슴이 두근거린다. 한동안은 하트를 보낼 때의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 빨간 하트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괜히 눌렀나, 그냥 보고 넘겼어야 했어. 왜 흔적을 남긴 거야’라는 후회가 들기 시작하며 이불킥 하는 밤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에 답신을 받는다. ‘OO님이 회원님의 게시물을 좋아합니다’. 이런 깜짝 선물이 있을 수가! 사실 상대는 별생각 없이 눌렀을지도 모른다. 저쪽에서 하트를 보냈으니 나의 피드가 궁금하여 들어왔다가 예의상 누른 의미 없는 하트일 가능성이 크다.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 하면서도 이렇게 상대와 연결된다라는 것이,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트가 채워지듯 마음도 가득 채워진다.
좋아요는 말 그대로 좋아요라서 좋다. 좋아요처럼 직관적이고 단순한 표현이 더 있을까. 모든 상황에 부담 없이 쓸 수 있어서 좋다. ‘당신이 좋아요. 당신의 생각이 좋아요. 당신의 일상이 좋아요’ 등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세 글자로 아우를 수 있어서 좋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sns에서 표현할 수 있는 관심의 기본 표현. 좋아요 아주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