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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상해이야기5-우리들의 인사

by 안나

안나의 상해 이야기 5-우리들의 인사

2022년 6월 11일 토요일

열흘 만에 격리 생활을 다시 소환합니다

6월 10일 금요일 밤부터 아파트 단체방에서는 일찍 자라는 문자가 올라왔습니다

왜 제가 자는 시간을 중국 정부가 정하죠


아침 7시 반부터 핵산 검사하고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원이 핵산 검사를 마치면 아파트 봉쇄 풀어준다고 했어요

문제는 핵산 검사 후 양성자가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는 거죠

북경에서 싼리툰 클럽에서 60명 양성자 나왔다고 6,000명을 가둔 나라인데요 ‘

북경에 계신 분들에게 왕징 난리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상해 봉쇄라는 예고편을 미리 보시지 않았냐고 했어요

북경은 봉쇄라는 말만 안 하고 봉쇄 코스프레 중입니다

7시 반 이전에 가서 줄 서서 핵검을 받았습니다

6월 1일 상해 아파트 봉쇄 해제 후 거의 격일로 검사받았어요

밥 먹는 것보다 핵검에 더 신경 써야 해요 ‘


오후에는 외출 가능해서 산책 겸해서 허마 회원점에 갔다 왔어요

집에서 3.5km 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봉쇄 기간에 한 번도 배달 안 해주던 너란 사람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갔다 와봤어요

코스트코하고 샘스클럽 컨셉이고 연회비는 한국 돈으로 5만 원 정도 해요

모든 물건은 대용량으로 팔아요

상해에 허마 회원점이 3군데 있는데요

아직은 성공도 아니고 실패도 아니고 플래그 샵으로 봐야 할 듯해요

WeChat Image_20220612213457.jpg

6월 12일에 1,300만 명도 넘는 시민들의 핵산 검사가 나왔습니다.

10명이라고 하네요

구베이의 일부 아파트는 7일 동안 봉쇄했다고 하네요

천만 명이 넘는 사람을 검사해서 양성자가 나왔다는 것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어요

의심과 불신은 상해에서 사는 우리의 반려 질환이 되었으니까요


길거리에 있는 화장실을 들어가려고 해도 장소마场所码라는 큐알 코드를 찍고 핵산 검사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어요

지붕이 있는 모든 곳은 다 장소마를 찍어야 해요

화장실도 중국 정부에 신고하고 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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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들의 인사는 안녕하세요가 아니에요

어차피 그동안 우리가 안녕하지 못한 것은 중국에서 한 사람 말고 다 알잖아요

아이고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죠 수고하셨네요

저만 고생했나요 우리 다 같이 힘들었잖아요 그래도 잘 버티셨어요

한 후 그동안 격리 생활에 대한 이야기 봇물이 터집니다.


강아지 키우신 분은 봉쇄가 길어지자 강아지 먹을 사료가 떨어졌다고 하네요 그래서 구호품으로 받은 빵 하고 우유를 말아서 줬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강아지가 안 먹더니 나중에 조금씩 먹더래요.

4월 말부터 물자가 구해지면서 그동안 빵 하고 우유 먹인 게 미안해서 연어도 시켜주고 삼겹살도 구워줬다고 하네요.


다른 지인 분은 집에서 일하시는 분까지 해서 5명이서 격리했는데 쌀만 한 달에 20kg 필요했는데 중간에 쌀 안 구해져서 3일 동안 국수만 먹었고 생수도 제때 배달 안 와서 수돗물 끊여서 먹었다고요..

누구 하나 힘들지 않았던 사람 없었고 우울하지 않았던 사람이 없었네요.


그래도 그 긴긴 기간 주변에 있는 중국 이웃 분들이 잘 도와주시고 챙겨 주셨다고 하네요.

같은 아파트에 누가 사는지도 몰랐을 텐데 이제는 어느 집에 누가 살고 뭐 먹고 어떻게 사는지 다 알아요.

흔히 아파트가 공동주택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봉쇄 기간을 통해서 우리는 공동의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들의 인사는 이렇게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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