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워야 할까 까칠해야 할까
2023년 1월 28일
전 중국사람이 상주喪主예요.
직접적으로 집안에서 어른들이 돌아가시지 않았어도 지인이나 친척이나 한 다리 건너서라도 상을 안 당한 사람이 없어요. 전 인류가 걸려야 끝난다는 코로나는 자기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했어요. 중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를 경험했어요. 중국은 집단 면역을 달성했어요. 지금 10억 명이 걸렸는지 11억 명이 걸렸는지 숫자는 의미가 없어요. 지금 상황을 보면 중국에 코로나가 있었는지는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남아있는 장소마场所吗 스티커에서나 느낄 수 있어요.
중국은 결혼식장도 없지만 장례식장도 없어요.
결혼식은 보통 대형 식당이나 호텔 연회장에서 해요. 장례는 빈의관이라는 곳에 모셨다가 화장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위드 코로나 이후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늘어서 화장장이 부족해요.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위드 코로나 시작했을 때 발생하는 일이죠.
제가 사는 아파트 라인에서 네 분이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신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면 유품을 아파트 입구에서 태우는 것을 보면 알아요. 유품을 태운 자리에 하얀 스프레이로 원을 그려놓아요. 유품 태우는 것을 보지 못했어도 지나가면서 하얀 스프레이로 그린 원의 숫자를 보면 이 아파트 동에서 몇 분이 돌아가셨는지 알 수 있어요.
어느 나라든지 코로나에 취약한 계층은 고령층입니다.
어른들이 돌아가신 것에 대해서 슬프고 애도를 표해야 하는 게 당연한 데요. 아파트 현관 바로 앞에서 유품을 태워서 집에 들어가기도 힘들어요. 아파트 안이라는 집단 거주 단지 안에서 화재의 위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입출입을 방해할 정도로 유품 태우기에 가족들의 슬픔과 중국의 장례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워지려고 해요.
춘절이에요.
1월 21일부터 27일까지 휴무예요.
휴무 기간을 포함해서 음력 1월 15일인 2월 5일까지 온 나라가 폭죽놀이를 해요. 폭죽을 터뜨리는 것은 중국의 전통 놀이이고 풍습이에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폭죽을 터뜨려요. 폭죽 값은 절대 싸지 않아요. 남들 눈에 보이는 정도로 쏘아 올리려면 개당 천 위안(18만 원 정도)을 줘야 하고 우와 멋지다 소리 들을 정도로 쏘려면 개당 5천 위안(90만 원)은 사야 해요. 본인들은 멋지다고 느끼고 저 같은 외국인들은 눈살 찌푸릴 정도로 쏘려면 몇 만 위안(몇 백만 원)을 써야 해요. 그 돈으로 명절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하면 좋을 텐데요. 오로지 본인들의 복을 빌기 위해 몇 백만 원을 하늘에 쏘아대는 대륙의 기질을 제가 이해해야 하는데요.
나라마다 문화와 관습이 다르죠.
외국에 살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해야 이해해야죠.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니까요. 중국이하고 저 사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지 요 며칠 사방팔방 쏘아대는 폭죽에 까칠해지네요.
존 스튜어트 밀 John Stuart Mill이 그랬어요.
설령 단 한 사람만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동일한 의견이고 그 한 사람만이 반대 의견을 갖는다고 해도 인류에게는 그 한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