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쯔자차이 电子榨菜
우리나라 밥상에 빠질 수 없는 반찬이 김치죠.
한국에서는 안 먹다가도 해외 나오면 꼭 먹고 싶어지는 반찬이고요. 아무리 반찬 없어도 라면에 김치는 챙겨서 먹는 한국민의 필수 DNA죠.
중국에는 자차이榨菜라는 절임 반찬이 있어요. 김치도 지역과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다른 맛과 양념을 쓰듯이 짜차이도 맛도 양념도 달라요. 보통은 기본 찬으로 주는 식당도 있고 돈을 낸다고 해도 비교적 저렴한 반찬이에요. 웬만한 중국 음식에는 다 곁들여서 먹는 기본 반찬이에요. 늘 있는 반찬이라서 중국 사람들로 별로 신경 안 쓰는 반찬이지만 없으면 허전해요. 특히 아침에 죽을 마시는 중국에서는 흰 죽 먹을 때는 꼭 있어야 한답니다.
이 짜차이처럼 전자기기가 식사할 때 꼭 필요한 반찬처럼 되었다는 뜻의 디앤쯔짜차이 电子榨菜가 2022년 중국 10대 유행어예요. 굳이 한국어로 쓰면 디지털 짠지라고 할까요. 딱 들어맞는 표현이 있지는 않아요.
식사를 할 때 반찬처럼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검색을 하면서 먹기 때문에 생긴 말이에요.
저희 직원들은 11시 반부터 1시 반까지 교대로 식사를 해요.
도시락을 싸 오는 직원이 반, 배달을 시키는 직원이 반 정도예요. 도시락을 싸왔거나 배달을 시켰거나 각자의 점심을 앞에 넣고 휴대폰을 보면서 식사를 해요. 드라마도 보거나 동영상을 보면서 식당이라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각자 자기만의 세계에서 식사를 해요. 우리나라도 비슷하죠. 식사를 할 때 같이 먹는 사람이 있어도 각자 휴대폰을 보면서 식사를 해요.
홍췐루에 아이친하이爱琴海라는 쇼핑몰이 있어요.
하마스시라고 일본 음식을 잘 아는 분이 가성비 좋다고 추천해 주셔서 점심 먹으러 갔었어요. 비대면 식사가 가능하네요. 빈자리에 앉아서 아이패드로 주문을 하면 만들어진 스시가 레일을 타고 제 앞에 와요. 뭐 달라, 어떻게 해 달라 말할 필요도 없고 주문이 제대로 되었는지 틀렸는지 신경 쓸 필요도 없어요. 혼자 빈자리에 앉아서 주문해서 먹고 계산하고 오면 되네요. 식사를 하는 동안 제 앞에 놓여 있는 단말기.. 원하지 않아도 전자기기를 반찬처럼 앞에 놓고 식사를 하게 되네요. 이제는 외식을 해도, 집에서 먹어도, 회사에서 먹어도 제 밥반찬은 전자기기네요.
우리가 남 걱정할 것은 아니지만 중국도 인구가 줄고 있고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어요.
결혼하는 인구도 줄고 있어요. 육아, 교육비, 주택 문제는 한국이나 중국이나 공평하게 짊어지고 있는 짐이고 풀어야 하는 숙제랍니다. 여자 친구를 사귀게 되면 금전적, 시간적으로도 공유해야 하니 여자 친구도 안 사귀고 그 돈과 시간으로 혼자 즐기는 중국 남자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중국 여자들도 경제적, 사회적 지위와 능력 향상으로 자기 힘으로 자기에게 투자하고 삶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요. 이런 자식들이 답답하고 애달파서 공원에서 자녀의 학력, 능력, 재산 상황, 본인의 이상향을 적은 팻말을 들고 여기저기 자식의 짝을 찾아다니는 부모의 마음을 한국이나 중국이나 비슷하겠죠.
결혼은 부모님들에게나 필요한 것이고 우리 세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80,90 호우后들이에요.
알리바바, 텐센트 등 소위 좋은 대기업을 다니고 페라리 몰고 시장 가고 샤넬 백들고 장 보러 가는 사람이나 지하철과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한 끼에 20위안 안 넘는 검소한 도시락으로 식사하는 사람들이나 모두 디지털 짠지를 앞에 놓고 식사를 하고 있답니다.
이제 대륙의 반찬이 되어버린 디지털 밥 친구,
그 맛은 짤까요? 쓸까요? 맛날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