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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상해 언저리 이야기 1-양찬토루阳产土楼

나도 토루야

by 안나

안휘성은 안지安京과 훼이저우徽州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에요.

성회省会는 허페이合肥인데 우리말로 합비예요. 한국사람들에게는 매우 낯선 곳이에요. 안휘성을 설명해 주는 단어는 황산이에요. 황산이 있는 곳이라고 하면 다들 끄덕끄덕해요.


안휘성에는 황산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예전에는 밥술 좀 먹던 동네예요. 휘상徽商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상업이 번성했어요. 절강성 상인들의 기세에 휘상들이 밀렸죠. 지금은 중국 GDP 순위에서 밑에서 찾아보는 게 더 빠른 정도로 잘 사는 동네는 아니지만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서 점점 경제 성장을 하고 있어요.


중국에서 토루라고 하면 복건성 하문에서 4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영정토루永定土楼가 유명해요.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이기도 하고 미국 정찰 위성에서 핵 시설로 오해받아 유명해졌어요. 영정토루의 유명세에 가려서 안휘성에 있는 양찬토루는 명함 케이스도 못 가져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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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춘절 여행에 가봤어요. 가는 길은 쉽지 않아요. 상해에서 차로 가면 4시 반, 기차를 타고 가도 가까운 서시앤歙县역까지 가서 1시간 동안 택시를 타고 가야 해요. 물론 대중교통도 있지만 시간 상 택시를 타고 갔어요.


安徽省 黄山市 歙县 近深度景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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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근처에 내려서 마을까지 가는 버스를 타야 해요.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운행해요. 버스표 값은 왕복 30위안.. 입장료 대신 낸다고 생각하면 되어요. 걸어가면 1시간, 버스 타고 가면 10분이라는 말에 30분 정도 줄 서서 기다려서 버스를 타고 올라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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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총 9대의 버스를 운행해요. 버스에서 내리면 마을 분들이 가이드 필요하냐고 물어봐요. 30위안이에요. 같이 다니시면서 마을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기는 하는데 전문 가이드가 아니라서 명확한 설명이나 정확한 발음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요. 그래도 시간 없을 때 빨리빨리 포인트를 다니기에는 좋아요. 시간 있으신 분들은 마을에서 1박 하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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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지형을 따라서 흙으로 지었어요. 송나라 시대 연립주택이라고 할까요. 정치적, 사회적 이유로 세상을 피해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형성된 마을이라는 느낌이에요. 복건성 토루는 객가족이라는 민족의 집단 거주 형태로 발전했지만 안휘성의 토루는 한 사람, 두 사람 모여 살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마을이에요. 사회와의 단절이 필요했던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접근이 불편한 지역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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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건성 토루는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보다는 관광객을 위해서 출퇴근하지만 안휘성 토루는 실제로 거주하는 마을이에요. 산 자락을 따라 형성된 흙으로 지은 집들이 그림엽서 속 풍경처럼 예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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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지금의 생활이 불편하고 벗어나고 싶을 거예요. 그나마 관광 수입이라도 있어야 보상이 될 텐데요. 마을을 둘러보고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오기로 했어요. 기다리는 시간이면 걸어서 갈 수 있어요. 내려가면서 마을의 관광 수입을 추정해 봤어요.


마을 자치로 운영하는 버스가 총 9대… 1대당 가격이 15만 위앤 정도 하는 승합차예요.

차량 보험료, 타이어값, 유지 보수, 연료 값을 연간 10만 위안으로 산정하고 차량 사용 가능 기간은 3년이요. 이렇게 비탈길을 과속으로 매일 오고 가면 차 오래 못 타죠. 그럼 차 1대당 1년에 드는 비용이 15만 위안 정도로 산정하고 9대이니까 135만 위안의 고정 비용이 발생해요.


차 1대에 7명 탈 수 있어요. 9대를 하루에 8시간씩 운영하고 1시간에 2번 왕복 가능하니까 144번 x30위안 하루 매출 약 3만 위안.. 연간 매출 천만 위안 정도로 추산 가능해요. 차량 고정 비용 135만 위안을 빼면 약 9백만 위안 여기서 상납 비용(?) 빼고 인건비(약 100만 위안) 공제하면 마을 순 수입은 5~600만 위안 우리나라도 10억 원정도 가능하네요. 마을 전체 거주 인구가 약 500 가구 정도 되니 1 가구 12,000위안, 약 200만원 쯤 돌아가네요.


전체적으로 보면 많은 관광 수입이 생기는 것 같지만 실제 마을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수입은 크지 않네요.

집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그 안을 고치면서 살아가야 하는데요. 유지 보수 비용은 다 본인 부담이라고 하네요. 남들이 보기는 예쁘고 새롭지만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예쁘지도 좋지도 않은 옛 마을이랍니다.


혼자서 열심히 계산하다 보니 어느새 마을을 다 내려왔어요. 안휘성에는 산이 많아요. 그 산마다 이렇게 사연과 각기 다른 아름다운 마을들이 많이 있답니다. 아름다운 것은 불편과 고통을 동반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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