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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Mar 13. 2023

안나의 호텔 이야기 4-콧대 높은 호텔-루이진 인터

上海瑞金洲际酒店 

상해에  IHG  인터컨티넨탈 호텔이 6개 있어요. 상해 인터의 최고봉은 누가 뭐래도 채석장 호텔로 유명한 원더랜드 인터이고요. 항상 높은 룸레이트를 자랑해요. 그래도 포인트 숙박도 가능해요.  물론 엄청난 손가락 노동을 필요로 해요. 가능한 날짜 검색하려면 거의 365일을 넣어서 검색해서 걸리는 날짜에 무조건 가야 해요. 웬만한 인터 3박 할 포인트가 필요하고요. 아주 제한적이지만 BOGOF 쿠폰도 사용할 수 있어요. 이것도 가능한 날짜 찾으려면 손가락이 바빠야 해요. 


그다음이 루이진 인터예요. 2013년에 IHG에 합류했어요. 루이진 인터는 포인트 숙박과 BOGOF 사용이 안 되는 호텔이에요. 룸 레이트는 항상 일정한 편이에요. 제가 1년 치 날짜를 다 넣어서 포인트 숙박 가능한 날짜 검색해 보다가 손을 들었어요.


그래서 그럼 유상으로 가자. 지난해 추석에 유상으로 가려고 했더니 라운지하고 부대시설을 코로나 때문에 운영을 안 한다네요. 그런데도 룸 레이트는 동일.. 제가 매니저하고 위챗으로 그럼 룸 레이트가 좀 내려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호텔 정책이래요. 


진짜 콧대 높네요.  코로나도 끝났고 라운지와 부대시설을 정상 운영한다고 해서 지난 주말에 갔다 왔어요. 루이진 인터는 예전 프랑스 조계지였던 루이진瑞金이라는 거리에 있어요. 1917년에 지어졌고 중국 최초의 영자 신문지 노스 차이나 데일리의 창간인 모리스 Morris가 살았던 집이에요. 호텔 건물 이름 중에 모리스 가든이라고 따로 있더라고요. 1979년 정부 소유가 되면서 국가 지도자와 국빈들이 묵던 영빈관으로 사용하다가 2013년에 인터컨티넨탈 호텔이 되면서 일반인들도 묵을 수 있게 되었어요. 


 여긴 대놓고  올드함을 자랑해요. 오래된 호텔이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어요. 관리만 잘하면 오래된 호텔에서 주는 레트로함과 클래식함도 좋잖아요. 거기가 그래요.  100년 되었다는 오래됨을 보여주는 곳이에요. 예전에 관저와 극장이었던 건물들을 개조해서 만들었어요. 건물들이 띄엄뜨엄 있어서 버기 타고 다니기도 해요. 


특히 클럽 라운지가 있는 건물이 인상 깊었어요. 예전 극장이었대요. 이 건물 지하에 수영장, 피트니스가 있고 라운지는 1층에 객실은 2층에 있어요. 


객실에서 바라보는 정원 풍경도 예쁘고 온통 초록초록 우거진 나무고사 잔디밭에 눈이 편해져요. 

객실의 집기와 가구는 오래되었어요. 금색 수전과 대리석 욕실, 앤틱 한 느낌 가득한 객실이고 베딩은 역시 인터답네요. 부드럽고 깨끗한 침구가 낮잠을 불러요. 

여기 장기 투숙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집 같은 느낌을 주거든요. 



그래서인지 클럽 라운지 운영 방식이 다른 호텔과는 좀 달랐어요. 

애프터눈 티는 라운지에서 2시 반에서 4시 반까지 제공해요. 

해피아워는 라운지에서는 콜드 디시와 주류를 제공하고 ( 딱 핑거푸드 수준이에요. 와인 안주 정도) 뜨거운 음식은 메인동에 있는 식당에서 제공하는데 정해진 메뉴가 2개 있네요. 그걸 먹든지 아니면 저녁 뷔페를 99위안 추가해서 먹을 수 있대요. 장기 투숙객들은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저야 장기 투숙 아니고 하루 놀러 간 거니 99 위안 추가해서 저녁 뷔페를 먹었어요. 


여기 저녁 뷔페도 유명해요. 가격은 425 위안. 토요일이라서 식당은 빈자리 하나 없었어요. 연어와 참치 다다끼가 있네요. 랍스터는 반마리씩 주고요. 메뉴가 떨어지면 그때 그때 다른 음식으로 잘 채워놓네요. 가격에 맞게 음식의 질도 좋았어요. 저녁 먹고 호텔 맞은편에 있는 상해 문화 광장과 그 주변을 산책했어요. 상해 문화 광장은 문화 공연장인데 월요일 말고는 공연이 있네요.

 


조식도 좋았어요. 따로 돈 내고 먹으면 255위안이라네요. 그 정도는 받아도 될 정도로 괜찮았고 베이커리 섹션도 잘 차려져 있어요. 조식인데 마치 웬만한 호텔 런치 뷔페 수준이었어요. 상해 NECC 인터와 더불어 아침이 좋았어요. 


수영장과 피트니스는 평범했어요. 수영장은 깊이가 1.3m~1.9m라서 그냥 놀기에는 좀 부담스러워요. 피트니스는 기구가 몇 개 없었고 오래되었어요. 건물이 낡은 것은 고풍스러움을 주는 데 피트니스 기구가 낡은 것은 녹가루를 주죠. 이용객 없어서 혼자서 열심히 휴대폰 틀어놓고 운동하긴 좋았어요.

 


루이진 인터는 상해의 고층 건물과 번잡함 속에서 휴양지 같은 느낌을 주네요. 상해 현대사를 느끼게 하는 헤리티지 호텔이에요 그 안에서 있으면 상해에 있는지 프랑스의 어느 오래된 저택에 있는지 모르겠어요. 며칠 있으면서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즐기고 싶어 졌던 곳인데요. 일개미는 일요일에 집으로 돌아와야죠. 레이트 체크 아웃해서 오전에는 사우나하고 2시 반 애프터눈 티 한번 더 즐기고 오는 알뜰함은 일개미의 기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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