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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이야기 66-한중수교 31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by 안나

지난해 8월 24일 한중수교 30년에 대한 글을 썼어요.

일 년이 지났고 한중 수교 31년이 되었어요.


https://blog.naver.com/na173515/222857165136

2주 동안 이렇게 중국에 대한 이야기로 한국 언론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을까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위아더월드 캠페인 하는 것처럼 중국 걱정을 떼로 하고 있어요. 언제서부터 중국이 이렇게 관심을 사랑을 받았는지 얼떨떨해요. 중국 밖에서는 당장 은행이 도미노 파산하고 실직자가 넘쳐나고 거리에 노숙자가 넘칠 것 같이 보도하고 이야기하지만 이 안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모든 일상이 평온하게 돌아가는 데 중국 밖에서만 시끄럽네요. 다들 중국이 쓰러지길 여러 손 모아 한 마음 한 뜻으로 바라는 것 같아요.


중국이 시멘트로 경제 일으킨 것은 맞아요.

각 자방 정부마다 다리 놓고 고속도로 깔았어요. 1968년 우리나라 경부고속도로 건설할 때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고 IBRD는 시기상조라고 차관을 거절했어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경부고속도로를 빼고 무슨 경제발전사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전 중국 여행을 오래 했어요.

처음 제가 북경에서 상해로 여행 왔을 때 기차로 하루가 걸렸어요. 지금은 빠른 기차 타면 4시간, 평균 5~6시간이면 북경 상해 왕복이 가능해요. 저도 중국여행을 하면서 할 때마다 길이 좋아지고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늘어서 좋다고 생각했어요. 저 같은 여행객에도 좋은데 사는 사람들에게는 더 좋은 일이겠죠. 길을 만들고 철도를 깔고 공항을 만들면서 사회 인프라를 만들어 나간 것이 그렇게 비난받아야 할 정책이었을까요?


지방정부마다 인프라 구축 경쟁을 한 것은 맞아요.

공항도 실제 수요보다 많이 지어진 지방정부도 있어요. 우리나라 공항들은 100% 효율적으로 다 잘 운영되면서 수익 올리고 있나요? 남한 면적과 비슷한 인구 8,000만 명의 장쑤성江苏省에 공항이 13개 있어요. 인구 5천만 명의 우리나라에 공항이 15개 있다고 하네요.


중국의 부동산 금융은 유치원생도 할 수 있어요.

담보 잡고 대출하고 안 갚으면 담보 처분 후 상계 이걸로 끝이에요. 서브프라임 모기지나 파생상품이 없어요. 담보가 대출 금액보다 낮기가 어려워요. 보통 은행에서는 집 값의 70%까지 대출해 주는 데 DTI 있어서 소득 대비 대출 나가기 때문에 보통 시세의 50% 정도 대출 나가요. 우리나라처럼 끝까지 빡빡 긁어서 대출 안 해줘요.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은행이 연쇄 도산하려면 중국 주택 집값이 지금 가격에서 50%까지 내려가야 하는 거죠.


중국도 한국도 마찬가지로 도시 집값은 내리지 않아요.

1,2선 도시 집값은 오르면 올랐지 안 내려요. 3,4선 도시에 빈 집 많지만 부동산 PF로 레버리지 일으킨 거고 그 부담은 부동산 개발상이 안을 거예요. 지금 화제가 되는 부동산 개발상 1위 업체 벽계원의 대출 총액이 전체 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5%예요. 지방정부의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이 줄고 있고 담보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은 질서를 좋아해요. 정리를 하더라도 질서 있는 수순을 밟을 거예요.


중국 경제 디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여기 사는 저희는 디플레이션의 D자도 못 봤어요.

유명하고 인기 있는 식당 예약은 여전히 힘들고 집 한 채 값 짜리 시계 차고 차 한 대 값 옷 걸치고 다니는 사람들은 1억 명이 넘어요.


중국 출산율, 실업률, 노년화 비율은 주어만 바꾸면 우리나라 상황이에요.

중국 소비 안 한다, 성장 안 한다 걱정하지만 4~5% 성장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보다는 무역 규모와 거래 상대가 다각화, 다원화되어 있어요. 중국 호황 40년 중 30년은 우리의 호황이었고 중국 호황이 끝나면 우리들의 잔치도 끝나요.


지난 2주 동안, 아무 일도 안 일어났어요.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 하나로 중국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엄석대가 되었고 다들 담임선생님에게 석대의 비리와 잘못을 일러바치느라고 바쁘네요.

당장 우리 집 앞마당에 흐르는 오염수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코끼리가 넘어지면 그 밑에 누가 깔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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