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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파이, 상해에서 먹다

파이 소사이어티

by 안나

상해에 영국식 파이를 하는 식당이 있다고 하네요. 이름도 특이해요. 파이 소사이어티 Pie Society

파이도 팔지만 베지테리안을 위한 브런치 메뉴도 있어요. 중국 분들보다 외국인들이 많이 가요.

저는 베지테리안을 위한 감자 필링의 파이를 먹었어요. 소스 가격이 파이 가격만큼 나오는데 full monty라고 모든 재료를 다 토핑 하는 게 맛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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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이 진짜 영국식 파이임을 입증하는 게 다 못 먹고 남기는 것이래요. 다른 분들이 영국에서 파이 먹으면 다 못 먹고 남기는데 이 집도 남기는 것을 보니 영국식 파이 맞다고 하네요.


원래 파이는 이렇게 단 맛없이 밍밍한 맛이래요.

기원전부터 있었다는 파이는 이집트에서 시작해서 그리스, 로마로 퍼져요. 로마가 세계를 정복하면서 파이도 로마와 연결된 모든 길을 따라서 다른 나라로 갔어요. 영국도 로마의 지배를 받아서 파이를 먹게 되었어요.

파이는 음식을 잘 보관하기 위해 만들었대요. 파이 크러스트를 가능한 한 딱딱하게 만들어서 그 안에 넣은 음식물을 잘 보관해서 들고 다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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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시대 먹고사는 것이 점점 풍요로워지면서 파이 안에 들어가는 음식물의 종류는 더 다양해졌죠. 파이 안에 고기, 곡물, 생선 같은 일반적인 재료 말고 파이를 잘랐을 때 생각하지 못했던 새롭고 기발한 재료를 넣은 파이를 만드는 것이 요리사의 능력이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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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파이 크러스트에 여러 가지 식재료를 넣어서 일상식으로 먹던 파이는 18세기 설탕을 얻기 위한 영국의 노예무역이 본격화하면서 파이에도 설탕을 넣으면서 달아지기 시작했어요. 영국 청교도들의 미국 이주를 따라 미국으로 간 파이는 미국에서 노예를 이용해 대규모 사탕수수 재배가 가능해지면서 맘 놓고 달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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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 조금 쌌던 설탕이 이제 누구나 포대로 쌓아놓을 수 있는 저렴이가 되었어요. 흔해진 설탕을 맘껏 이용해 달달한 파이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애플파이는 미국의 상징이자 소울푸드가 되었어요.

우리가 지금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달달한 파이는 노예들의 피눈물로 만든 달콤함이에요.


시내 사시는 분들은 아침 먹으러 많이 간대요. 담에 가서 베지테리안 브런치 메뉴를 먹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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