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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율 0.0003% 베이징대학 방문기

그곳도 사람 사는 곳

by 안나

우리나라 서울 신촌처럼 베이징 하이덴취海淀区에 대학들이 모여있어요. 베이징대, 칭화대,런민대말고도 크고 작은 대학들이 빼곡하게 모여 있어요. 하이덴취가 베이징 8학군으로 불리는 이유예요. 베이징대 캠퍼스가 여러 군데 있는데 하이덴취 본교가 제일 크죠. 면적 270만 ㎡ 상하이 디즈니랜드와 비슷하대요. 칭화대는 더 커요. 392만㎡ 학교 주변을 오토바이로 돌아도 2시간 걸린다는 농담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진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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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교직원들은 안면인식으로 들어가고요. 일반인은 예약해야 들어갈 수 있어요.




방문예약은 학교 홈피에서 가능해요.


https://www.pku.edu.cn/visit.html


아는 사람 있거나 아니면 투어 신청해서 가요. 저는 아는 교수님 계셔 베이징 살 때, 여러 번 갔어요. 이번에 베이징 간다니까 식사하자고 오라고 하시네요.

동남문에서 교수님이 예약해 준 화면 보여주고 여권 확인하면 들어갈 수 있어요. 동문이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동문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가면 동남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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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은 항상 북경대학北京大学 4글자와 캠퍼스 안에 보이는 중앙도서관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학생들로 복잡해요. 이렇게 사진 찍으며 베이징대에서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거죠. 중국 입시생이 평균 1,000만 명인데 그중 3,000 명 정도만 들어갈 수 있어요. 0.0003%



봄을 맞아 활짝 핀 꽃과 따듯한 바람이 불어요. 캠퍼스 건물은 다 전통양식으로 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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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에서 걸어 다니는 사람들은 관광객이나 외부 사람이에요. 학생들은 전부 전기오토바이나 자전거 타고 다녀요. 상하이 디즈니랜드만큼 넓은데 매일 걸어 다닐 수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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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중앙도서관이에요. 학교 안에 여러 도서관이 있지만 아무래도 중앙도서관은 제일 크죠. 여기가 포토존이에요. 베이징대학을 방문한 사람들은 다 여기서 기념사진 찍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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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앤페이학원元培学院 앞에는 채원배蔡元培동상도 있고요. 베이징대 총장이었고 신문화운동을 베이징대학 교장(지금의 총장)을 지낸 유명한 교육학자이자 사상가로 존경받아요. 위앤페이학원은 자율전공학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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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학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미명호未名湖과 수탑水塔이에요. 말 그래도 이름 없는 호수예요. 봄에 꽃필 때도 예쁘지만 겨울에 눈 온 다음 걸으면 설경이 정말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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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에 당시 연경대학 식수공급을 위해 만든 물저장고예요. 북주시대 양식으로 전통건축을 잘 살린 이 멋진 수탑을 미국인 폴이 기증했는데 폴은 중국어로 하면 보야博雅예요 그래서 이 탑을 보야타라고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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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학 랜드마크죠. 홍콩사람들은 이 호수를 보며 놀란대요. 왜 이렇게 넓은 땅을 놀리냐고요. 땅 좁은 홍콩에서 학교 안에 이렇게 노는 땅이 있다는 것을 이해 못 한대요.


호숫가에 에드가 스노우 기념비와 무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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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에 에드가 스노우가 사망하자 유해 일부를 중국으로 가지고 와 묻고 기념비를 세웠어요. 중국이 얼마나 에드가 스노우를 사랑했는지 아시겠죠. <중국의 붉은별>이라는 역사에 남을 전쟁르포책으로 당시 세계정세에서 별 볼일 없던 중국 공산당을 별 보게 해 준 인물이니 얼마나 고맙겠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 분 부인이 더 중요하죠. 님 웨일즈, 조선 혁명가 김산의 일대기를 기록한 책 <아리랑>의 저자죠. 한때 우리나라에서 금서였답니다. 우리에게는 김산에 대한 기록을 남겨준 고마운 분이죠. 한국, 중국에 영향을 미친 대단한 부부이시네요.



학교 굿즈를 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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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어마어마합니다. 베이징대학 로고와 글자가 들어간 기념품을 사며 다시 한번 대입에 대한 의지를 다지거나 기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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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과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푸드트럭도 있고요. 학생식당, 교수식당 다 있지만 매일 같은 곳에서 먹으니 질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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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학에 올 때까지 2등이 뭔지 모르는 학생들만 모아놨지만 그 안에서도 실력차가 생기는 걸 보면 희한하죠. 공부만 하면 스트레스받아 죽을 수 있으니 동아리 활동도 해야죠. 산악부 동아리를 위해 암벽 등반 및 훈련 가능한 장소가 따로 있어요. 지나가면서 보면 늘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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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 24시간 순찰해요. 학교 보안들을 위한 휴게실도 따로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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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교수연구동이에요. 저 아는 분 연구실 앞입니다. 꽃이 예쁘게 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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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에서만 만보 걸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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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바로 맞은편에 중관신원中关新园 기숙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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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 편이라고 해도 기숙사에서 학교 안까지 걸어가면 강의동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1시간 정도 걸려요. 좀 먼 강의동이면 한시간도 더 걸려요. 학교 안에도 기숙사가 있어요. 주로 중국 학생 위주예요. 시설도 낡고 좁아 유학생, 외국인교수, 방문학자,연구원들은 중관신원에서 살아요. 기숙사만 9동이에요. 웬만한 아파트 한 단지죠. 학부모나 방문객을 위한 게스트를 위한 호텔도 있어요. 기숙사 관리는 외주라 비싸요. 1인실은 90만 원이에요.2인실로 75만 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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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주外住라고 2명이나 3명이면 학교 밖에서 집을 얻어 사는 경우도 많아요. 2020년 코로나 발생하고 한학기 동안 학생들을 기숙사에서 못 나오게 하고 온라인 수업했어요. 창살없는 감옥이었죠. 기숙사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학생들이 이발을 못해서 다들 장발족이 되었던 일도 있었어요.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학교이지만 사는 모습은 다르지 않아요. 봄 되면 꽃 피고 여름에는 비 오고 가을에는 낙엽 떨어지고 겨울에는 눈 온답니다. 그렇게 4년을 공부한 학생들이 중국을 이끌고 만든답니다.


오늘도 베이징대학 동문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며 0.0003% 확률, 베이징대학 입학에 대한 꿈을 꾸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북적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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